[사설] 12년 만의 셔틀외교 복원, 미래 향한 한·일 관계 되길

2023. 5. 8.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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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1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 양국의 셔틀외교가 복원된 것은 평가할 만하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은 일본이 우리의 입장을 일부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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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가슴 아프게 생각” 언급은
‘성의 있는 호응’ 기대에 미치지 못해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파견 관심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1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 양국의 셔틀외교가 복원된 것은 평가할 만하다. 한·일 정상이 수시로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는 셔틀외교는 노무현정부 때인 2004년 시작됐다. 그러나 일본의 역사 왜곡, 독도·위안부 문제 등의 갈등으로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2011년 교토 정상회담 이후 셔틀외교는 중단됐다가 이번에 다시 복원된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과거사와 관련한 언급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기시다 총리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전제한 뒤 “과거 어려운 환경 아래 많은 분이 대단히 힘든 그리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제3자 변제’라는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촉구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의 언급이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사를 제외한 부분들은 일부 진전이 있었다. 두 정상이 양국 간 경제 안보 교류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미 양국 간 재무장관 회담이 7년 만에 재개됐고, 경제 안보 협의회와 안보 대화도 시작됐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 전 세계적인 경제 질서 변화에 양국 간 협의가 계속되길 기대한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은 일본이 우리의 입장을 일부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한국을 포함한 11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처리 과정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우리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한다는 것인데, 오염수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찰이 돼야 할 것이다.

한·일 관계가 한두 번의 회담으로 좋아질 수는 없을 것이다. 일본의 역사 인식을 우리 뜻대로 고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지난 3월 정상회담 이후에도 벌어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교과서 왜곡은 모처럼 조성된 양국의 화해 분위기에 역행한 바 있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긴밀하게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풀 수 없는 문제는 미래의 과제로 남기고, 국익을 위한 실용외교를 펼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12년 만에 재개된 한·일 셔틀외교가 양국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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