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가 전비 핵심… 성능 측정·주행 실험까지 원스톱 개발

김민영 2023. 5. 8. 0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기차의 전비(1㎾h 당 주행거리, 내연기관차의 연비와 동일 개념)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3일 방문한 대전시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만난 SK엔무브 연구진들은 "똑같은 전기차여도 윤활유에 따라 전비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전비 증가가 최대 고민거리라고 입을 모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비 세계 1위 노리는 SK엔무브
윤활유 제조사 첫 수십억 장비 구축
모터·감속기·배터리 열관리 초점
SK엔무브 연구원들이 대전시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모터 동력 측정장비로 전기차 윤활유의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오른쪽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차량에 직접 윤활유를 넣어 주행 시험을 하는 모습. 차량 운전석엔 사람 대신 로봇이 탑승해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전기차의 전비(1㎾h 당 주행거리, 내연기관차의 연비와 동일 개념)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3일 방문한 대전시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만난 SK엔무브 연구진들은 “똑같은 전기차여도 윤활유에 따라 전비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전비 증가가 최대 고민거리라고 입을 모았다.

김원일 SK엔무브 전동화기술 Task PM은 “배터리 효율이나 부식 방지 등에서 우리 회사의 기유(원유에서 촉매공법으로 뽑아낸 기름)와 윤활유(기유와 첨가제를 혼합)가 뛰어나다고 자신한다. 전비 향상이 윤활유 개발의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크게 모터유, 감속기유, 배터리 열관리용 등으로 나뉜다. SK엔무브는 이들 윤활유를 모두 합친 통합형 윤활유를 개발해 성능 향상에 힘쓰고 있다.

이날 물성 연구실에서는 구리 부식 여부, 점도와 열 특성을 측정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었다. 150도 이상의 윤활유 시료에 구리 동판을 담았지만, 전혀 부식되지 않았다. PT 다이나모미터(Dynamometer), 내하중성 실험 장비인 ‘FZG 스커핑(Scuffing)’ 등도 직접 볼 수 있었다.

다이나모미터는 모터와 감속기어의 동력을 측정하는 장비다. 전압, 전류, 회전속도, 출력을 계산해 전기차 윤활유가 모터의 효율과 내구성에 기여하는 정도를 평가한다. 영하 30도부터 영상 70도까지 운전환경을 모사할 수 있다. 이 장비 구축에 수십억원이 들었다. 국내의 다른 윤활유 제조사엔 없는 장비라고 한다. FZG는 기어를 통해 윤활유의 다양한 성능을 측정하는 장비다. 전력 소모를 측정해 구동 효율을 평가하거나 기어에 직접 부하를 가해 마모도를 측정해 기어 보호 성능을 평가한다.

차대 동력 실험실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차량이 놓여 있었다. 전기차에 직접 개발한 윤활유를 넣어 시험하는 곳이다. 차량 운전석엔 사람 대신 로봇이 탑승해 있었다. 오차 없는 주행 실험을 위해서다. 개념 설정부터 최종 제품을 개발하는 데 통상 6개월에서 1년가량 걸린다.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IS 리서치는 오는 2031년 전기차 윤활유 시장이 약 174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지난해(17억8000만 달러)보다 10배 가까이 커지는 것이다. 예상 연평균 성장률은 29%에 달한다.

SK엔무브는 배터리 열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현재 수랭(흐르는 물)이나 공랭(차가운 공기) 방식 등의 간접 냉각보다 열을 더 빨리 식히고 배터리 성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액침 기술이 목표다. 액침 방식은 배터리를 아예 윤활유에 직접 담가 냉각한다. 김학묵 SK엔무브 전동화기술 Task PL은 “모터와 감속기 열관리에 더해 공조시스템을 통한 배터리 자체 열관리로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윤활유뿐 아니라 전기차의 전체 열관리를 하는 액체 기반 종합 열관리 솔루션 제공자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