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생태계 통해 도시 변화시키자” 복음적 교회·개척 온힘
초교파 복음운동단체 복음과도시(이사장 이인호 목사)가 다음 달 5~7일 강원도 강릉교회에서 전국 목회자 콘퍼런스를 연다. ‘복음과 한국교회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행사에는 박은조(은혜샘물교회) 이규현(은혜의동산교회) 정갑신(예수향남교회) 최병락(강남중앙침례교회) 최성은(지구촌교회) 목사 등이 강사로 나서 목회자들을 회복시키고 복음적 개척 운동의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복음과도시는 씨티투씨티(CTC) 코리아(이사장 길성운 목사)와 복음연합(TGC) 코리아(이사장 이재훈 목사)가 한 지붕 아래 모인 단체로 복음갱신·교회개척·교회연합을 중심으로 사역하고 있다. 최근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이들 단체 이사장 ‘3인방’을 만나 교회 개척의 중요성과 복음적 교회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복음과도시는 어떤 단체인가.
△이인호 목사=CTC코리아와 TGC코리아가 동역하는 곳이다. CTC는 미국 팀 켈러 목사님이 세운 단체로 교회 개척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고 TGC는 온라인을 통한 목회자 교육과 콘퍼런스를 주로 해왔다. CTC코리아는 2016년 설립됐고 2년 뒤 TGC코리아가 세워졌는데 서로 추구하는 바가 비슷해 함께 모임을 해오다 2020년부터 복음과도시라는 이름으로 동역하고 있다. 복음과도시의 핵심은 도시를 복음의 생태계로 변화시키고 사회의 여러 이슈에 대해 건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있다. 현재 50여명의 목사님들이 복음과도시 이사로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콜로키움을 열거나 수련회를 하면서 서로의 생각들을 모으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복음과도시가 강조하는 ‘복음적 교회’란 무엇인가.
△길성운 목사=복음적 교회의 반대가 율법적(종교적) 교회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처음에는 뜨겁고 순수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던 사람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율법화돼 도덕적 기준만을 내세운다. 따라서 성도들은 처음 들었던 복음의 정신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해야 하고 교회도 복음의 정신, 즉 십자가 사랑이 동기가 되는 신앙생활을 추구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설교를 예로 들 수 있는데, 많은 목회자가 ‘우리 이렇게 삽시다’라는 도덕적 윤리를 강조하는 설교를 한다. 그러나 복음적 교회의 설교는 우리의 의와 공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실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없지만 예수님의 사랑으로 비로소 할 수 있다’는 것을 성도들이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복음과도시는 도시 교회 개척에 주목하고 있다. 도시에 이미 많은 교회가 있는데 도시 개척에 다시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인호 목사=현재 우리나라 도시화율은 80%가 넘는다. 도시에는 중요한 사람과 기관들이 모여들며 특히 젊은 세대가 많다. 사도 바울도 도시를 돌며 선교여행을 하지 않았나. 성경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라는 말은 결국 도시로 가라는 뜻이다. 또 도시에 있는 많은 전통교회가 복음적으로 갱신될 필요도 있다. 세워진 지 15년 이상 된 교회보다 10년 이하인 교회가 평균적으로 복음을 더 많이, 역동적으로 전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회가 내부 성도들을 양육하고 섬기는 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되고 새로운 변화를 따라가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교회가 계속 개척되고 기존 교회는 분립하는 게 중요하다. 마치 대기업이 있지만 스타트업 기업이 생겨나야 경제도 활성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CTC코리아에서는 교회개척학교를 운영하면서 선배 목회자들이 차세대 목회자들을 만나 훈련하고 또 재정도 지원한다. 현재 젊은 목회자들이 당면한 문제는 무엇이며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
△길 목사=2년 전까지만 해도 월세 30만원이면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금리가 높아지면서 목회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 됐다. 또 성도들이 대형교회를 따라가는 추세다 보니 교회에 사람이 없다. 그 결과 목회자의 자존감이 낮아지고 패배감까지 든다. 이런 상황이 가정불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CTC코리아는 젊은 목회자들에게 개척학교를 통해 기본을 가르치고 설교와 상담·코칭을 통해 고민을 나눈다. 수료생들에게 2년간 월 200만원씩 지원하며 격려하기도 한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지만 이런 움직임이 점점 커져서 개척의 불길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복음과도시가 다음 달 개최하는 콘퍼런스를 소개해달라.
△이재훈 목사=역사적으로 교회 갱신 운동은 모이는 것에서 시작됐다. 코로나 이후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서 복음을 나누면서 기도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콘퍼런스가 목회자들이 영적으로 도전받고 교제하는 자리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복음적 교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관심 있는 목회자라면 어느 교단, 어느 지역에 있든 환영한다. 많은 동역자가 함께 참여해 복음 운동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한국교회가 새롭게 되기를 기대한다.
정리=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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