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성경 서약… 기름부음… 구약 속 왕의 즉위식 연상시켰다

신상목,조승현,서윤경 2023. 5.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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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40번째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은 고대 이스라엘 왕들의 취임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눈길을 끌었다.

기름부음=왕으로 세움받음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진 대관식은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과 솔로몬왕등의 즉위식과 거의 흡사하게 치러졌다.

이스라엘 왕의 대관식은 사무엘서과 열왕기서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찰스 3세 역시 이스라엘 왕과 유사한 절차로 대관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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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찰스 3세 대관식 들여다보니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이 6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대관식에서 왕관을 쓴 채 오른손으로 십자가 홀을 들고 서 있다. AP연합뉴스


영국의 40번째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은 고대 이스라엘 왕들의 취임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눈길을 끌었다. 기름(성유) 부음의 세리머니부터 성경 서약식에 이르기까지 구약 속 왕의 즉위식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줄곧 연출됐다. 이날 선포된 설교 키워드는 ‘섬김’과 ‘행동하는 사랑’이었다.

기름부음=왕으로 세움받음

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진 대관식은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과 솔로몬왕등의 즉위식과 거의 흡사하게 치러졌다. 기름부음 면류관(왕관) 나팔(트럼펫) 보좌(왕좌) 허리의 칼을 비롯해 율법책(성경)과 권위를 상징하는 ‘왕의 지팡이’인 홀(십자가와 비둘기 왕홀) 언약(서약) 신하들의 하례 등이다. 이스라엘 왕의 대관식은 사무엘서과 열왕기서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스라엘 왕의 즉위식은 먼저 기름을 머리에 붓는 것으로 시작한다.(삼상 10:1) 이 의식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과 섭리를 수행할 사역자로 부름받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런 다음 왕관을 씌우고(왕하 11:12), 나팔을 불어 천하에 새 왕이 등극했음을 알렸다. 왕은 권력의 핵심인 보좌에 앉았다. 이때 왕은 허리에 칼을 찼다. 칼은 왕의 영화와 위엄을 상징한다.(시 45:3) 손에는 율법책과 규(홀)를 가졌다.(왕하 11:12)

왕은 여호와 앞에서 백성과 군신의 언약을 체결하고(삼하 5:3), 신하들의 하례를 받았으며 백성들이 만세를 불렀다.

왕관 씌워질 때 나팔 울려 퍼져
찰스 3세가 성경에 손을 얹어 서약하는 장면. UPI연합뉴스

찰스 3세 역시 이스라엘 왕과 유사한 절차로 대관식을 치렀다. 그는 성경에 손을 얹고 ‘서약’했다. 서약문은 “복음의 진정한 사역에 전념함으로 모든 신앙과 믿음의 사람이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어진 ‘성유의식’에서 예복을 벗고 대관식 의자에 앉아 성유를 받았다.
찰스 3세의 성유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호위병들이 가림막을 붙들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찰스 3세는 1300년 제작된 성 에드워드 대관식 의자에 앉아 양손에 십자가 왕홀과 비둘기 왕홀을 쥔 채 왕관을 썼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성 에드워드 왕관을 왕의 머리 위에 씌웠을 때 트럼펫과 팀파니가 울렸다. 찰스 3세는 이어 왕의 보좌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대관식 마지막은 ‘즉위’로 왕위에 오르는 순간이다. 전통적으로는 고위 왕족 및 귀족이 새 국왕 앞에 무릎을 꿇고 오른손에 입맞춤으로 충성과 경의를 표한다. 이번 대관식엔 윌리엄 왕자만 나와 부친의 손을 잡고 충성과 믿음, 진리를 위한 주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국왕 부부는 왕좌에서 내려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버킹엄 궁전으로 향하는 행렬에 합류했다.

“겸손 섬김 행동 사랑” 강조

이날 대관식에서 선포된 메시지의 키워드는 ‘겸손한 섬김’과 ‘행동하는 사랑’이었다. 관련 성구는 각각 골로새서 1장 9~17절과 누가복음 4장 16~21절이었다. 골로새서는 힌두교도인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누가복음은 성공회 첫 여성 사제가 각각 봉독해 눈길을 끌었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예수 그리스도는 왕 중 왕이시지만 십자가와 가시 면류관을 쓰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권리를 제쳐 두는 겸손함을 지니셨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섬겨줄 왕에게 왕관을 씌운다”고 말했다. 이어 “섬김이란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랑이다. 우리가 가장 연약한 이들을 돌볼 때, 젊은이들을 양육하고 격려할 때, 자연을 보전할 때 행동하는 사랑이 나타난다. 우리는 국왕이 가진 의무와 삶 속에서 이런 섬김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신상목 조승현 서윤경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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