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 바뀐 서방, 우크라이나 종전서 '中역할' 재검토
우크라이나가 봄철 대반격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로부터 러시아를 연말 평화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있어 중국의 중재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인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국의 잠재적 역할을 살피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개입 의지를 둘러싼 서방 국가들의 인식에도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그간 중국의 개입을 노골적으로 견제해온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주 워싱턴포스트 포럼에 참석해 "만약 중국이든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다른 국가든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할 준비가 돼 있는 국가가 있다면 원칙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우리는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다소 누그러진 기조를 드러냈다.
WSJ는 유럽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관리들이 현재 평화협상에 찬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은 일단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을 지켜보자는 쪽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결국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 상황에 따라 백악관이 회담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유럽 관리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몇 달 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휴전 회담이 적절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지난 2월부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중국은 현재 자국이 보증국이 되는 광범위한 휴전 협정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하고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 데 이어, 조만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특사를 보낼 예정이다.
WSJ는 유럽 관리들을 인용해 유럽 정상들이 중국의 휴전 협상 참여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을 노골적으로 지지해온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피오나 힐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이제 전쟁을 멈추는 것을 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중국의 역할론을 둘러싼 서방의 인식 변화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무기한으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 평화협상에서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중국의 의지를 시험해야 한다는 믿음 등에 기반하고 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블링컨 장관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침략자와 피해자가 있다는 전제조건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는 지가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휴전 협상 의지도 관건이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 국장은 지난 4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계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지 의지가 꺾을 것으로 보는 푸틴 대통령이 결국 버티기 수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헤인스 국장은 푸틴 대통령이 '협상을 통한 중단'에 동의한다 해도 이는 이후 침공을 위해 러시아군을 재정비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요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이 이번 전쟁의 가장 중요한 국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방의 무기·훈련 지원을 바탕으로 계획된 대반격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회복하고,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자칫 실패로 돌아갈 경우 서방의 군사 지원이 약화하고 원치 않는 평화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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