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1위 ‘한국의 존 람’ 생애 첫승

고봉준 2023. 5. 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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텁수룩한 수염과 폭발적인 장타력 등 여러 공통점으로 인해 ‘한국의 존 람’으로 불리는 정찬민.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오르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사진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원회]

프로골퍼 정찬민(24)은 독특한 캐릭터가 돋보이는 선수다. 건장한 체구(키 1m88㎝, 체중 115㎏)에 폭발적인 장타 그리고 텁수룩한 턱수염이 트레이드마크다.

큰 체격과 장타에 턱수염까지 스페인의 프로골퍼 존 람을 닮았다고 해서 동료들은 그에게 ‘한국의 존 람’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정찬민은 지난해 프로 데뷔와 함께 잠재력을 뽐냈다. 317.11야드의 평균 드라이브샷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미터(m)로 환산하면 평균 290m를 날려 보낸다는 뜻이다. 3번 우드로는 300야드까지 커버한다.

장타자 정찬민이 7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타를 줄여 합계 16언더파 197타로 우승했다. 1라운드부터 마지막 날까지 여유롭게 선두를 지키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우승상금은 3억 원. 코리안 투어 5년 시드와 아시안 투어 2년 시드까지 부상으로 챙겼다. 이번 대회는 전날 3라운드 내내 거센 비가 내려 54홀 규모로 축소됐다.

정찬민은 사실 이번 대회 출전권이 없었다. 매경오픈은 아시안 투어 공동주관이라 코리안 투어 상위 65위 이내의 선수에게만 출전 자격을 준다. 그런데 출전을 포기한 선수들이 생겨 72위의 정찬민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정찬민은 어렵게 얻어낸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타차 단독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한 정찬민은 초반부터 일찌감치 달아났다. 3번 홀(파3)에서 티샷을 잘 붙여 버디를 잡았다. 이어 537야드짜리 4번 홀(파5)에선 샷이글을 잡아냈다. 세컨드 샷이 그린 주변의 벙커에 빠졌지만, 높은 탄도의 벙커샷으로 컵 속에 곧바로 공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파4 8번 홀과 파5 9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추가하면서 승부를 갈랐다. 이정환(32)과 한국체대 1학년 송민혁이 합계 10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정찬민은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해서 정말 기분이 좋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라 더욱 뜻깊다”며 “그동안 퍼트 고민이 많았다. 데이터를 분석해 스트로크와 스피드, 터치감을 바로 잡았다. 퍼트가 좋아지니까 샷에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는 정찬민은 “주위에서 ‘존 람 아니냐?’고 하더라. 지난해 존 람하고 우연히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봐도 정말 비슷했다. 앞으로도 수염을 기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한연희(63) 전 국가대표 감독은 “정찬민은 우리나라 최고의 장타자라고 보면 된다. 이런 선수가 빛을 보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정확성만 보완한다면 더 큰 무대에서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찬민은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에선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같은 날 부산 아시아드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1991 레이디스 오픈에선 박보겸(25)이 3라운드 합계 7언더파로 정상을 밟았다. 2021년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우승이다.

■ ◆정찬민은…

「 생년월일 : 1999년 8월 27일
출신교 : 상암초-오상중-오상고-연세대
신장·체중 : 1m88㎝·115㎏
주요 경력 : 2016년 일송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2016~2017년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2022년 KPGA 투어 장타왕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 약 317야드
별명 : 한국의 존 람

성남=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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