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세계바둑 최강의 전사
2023. 5. 8. 00:02
〈본선 16강전〉 ○ 구쯔하오 9단 ● 변상일 9단
장면⑪=벼랑 끝 승부에서 결국 백을 쥔 구쯔하오가 한칼을 맞고 비틀거리고 있다. 상상을 절하는 변상일의 강수가 구쯔하오의 심금을 흔들었던 것일까. 구쯔하오는 몇번의 기회를 다 놓쳤다. 그리하여 이제 대마는 꼼짝없이 사지에 갇혔고 초읽기마저 무정하게 쫓아온다. 백1, 3은 좋은 수. 지금 상황이 아니라면 참으로 칭찬받을 맥점이다. 흑에겐 마지막 고비다.
◆참고도=욕심을 부려 흑1로 잡는 것은 함정에 빠지는 수. 백2의 장문이 성립되고 흑 3점이 잡히면서 그동안의 모든 작업은 수포로 돌아간다. 흑A로 끊을 수 없어 장문이 성립되는 것이다.
◆실전진행=변상일 9단은 침착하게 흑1로 막아 위험을 벗어난다. 백4로 잡자 흑 귀도 잡혔다. 이 크기도 굉장하다. 하지만 백은 중앙 대마만 죽은 게 아니다. 전투에 밀려 몸부림치는 동안 도처가 피투성이가 됐다. 이후 백이 A로 두자 변상일은 가차 없이 B로 가둬 엄청난 전투 끝에 항복을 받아낸다. 말이 없고 수줍어하는 변상일, 그는 전투 의지만 따진다면 아마도 세계바둑 최강의 전사일 것이다. 203수 끝 흑 불계승.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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