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실서 한·일 정상 부부 145분 만찬…메뉴는 화합의 구절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만찬은 오후 7시30분쯤 시작돼 2시간25분 동안 이어졌다. 별도의 친교 시간을 가졌던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관저 입구로 나와 기시다 총리 부부를 맞이했고, 네 사람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사적 공간인 관저 내실로 이동해 만찬을 했다. 대통령 부부 거주 공간인 주거동으로 초대해 환대와 정성을 보여줬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해외 VIP의 주거동 식사는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한남동 관저는 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주거동(내실)이 160평(528㎡), 참모들이 드나드는 업무동이 260평(859㎡) 규모로 구분돼 있다. 메뉴로는 한국 전통 음식인 구절판과 한우 불고기 등 한식 상차림이 올라왔다. 여덟 가지 재료를 밀쌈에 싸먹는 구절판은 여러 가지 재료가 결합해 하나의 맛을 만드는 화합의 상징성이 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외에도 잡채, 탕평채, 한우갈비찜, 우족편, 민어전, 한우불고기, 자연산 대하찜, 메밀 냉면 등이 메뉴로 나왔다.
기본 찬으로는 백김치와 물김치를 비롯해 더덕구이·담양 죽순나물이, 후식으로는 한과·과일·식혜 등이 나왔다.
갈비찜과 불고기, 우족편은 모두 횡성 한우로 만들어졌다. 우족편은 궁중 연회나 민간 잔칫상에 오르던 음식이다. 민어전은 목포산, 대하찜은 충남 태안산, 잡채는 충청 속리산 능이버섯·표고버섯, 제주 당근·부추·실고추채 등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만찬용 술로는 경주법주 초특선이 나왔다. 사케를 선호하는 기시다 총리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우리 청주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천년고도의 명주”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만찬 뒤 업무동으로 자리를 옮겨 전통공연을 함께 관람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요리사, 통역관만 배석한 가운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친교의 시간은 오후 9시55분 마무리됐다.
앞서 한·일 정상회담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흘렀고, 양 정상은 밀착 행보를 과시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용산 대통령실 1층 현관에 나가 기시다 총리 부부를 직접 맞았다. 윤 대통령은 웃으며 기시다 총리와 악수를 나눴고, 김 여사도 유코 여사와 반갑게 악수했다.
대통령실 청사에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나란히 걸리고 레드 카펫도 깔렸다. 두 정상은 잔디마당으로 내려가 나란히 걸으며 의장대를 사열했다.
윤 대통령의 지난 3월 방일 때 양국 정상은 일본 도쿄 긴자의 노포 ‘요시자와’에서 스키야키와 우동으로 만찬을 하고 2차로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오므라이스·돈가스·햄버그 스테이크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였다. 진로 소주와 일본 에비스 맥주를 섞어 ‘화합주’로 이름 붙인 술과 히로시마 특산 일본 술(사케)인 ‘가모쓰루’ 등을 마셨다. 이번과 비슷한 2시간 반에 걸친 친교의 자리였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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