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만으로도 힘…‘라스트 디펜스’ 양희종의 화려한 퇴장 [KBL]

김찬홍 2023. 5. 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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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의 '정신적 지주' 양희종이 화려하게 코트를 떠난다.

안양 KGC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서울 SK와 7차전을 100대 97로 승리했다.

2007년 안양 KT&G(현 KGC)에서 프로선수 커리어를 시작한 양희종은 17년간 한 팀에서 활약하며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정규리그 우승 1회를 달성했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KGC가 100대 97로 앞선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김 감독은 양희종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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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는 양희종.   한국농구연맹(KBL)

KGC의 ‘정신적 지주’ 양희종이 화려하게 코트를 떠난다.

안양 KGC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서울 SK와 7차전을 100대 97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3패를 기록한 KGC는 2020~2021시즌 이후 2시즌 만이자 구단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개막부터 종료까지 1위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로 1위를 차지한 KGC는 단기전에서도 최강자의 면모를 뽐냈다.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우승까지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KGC의 정신적인 지주 양희종은 마지막 경기를 우승으로 정든 코트를 떠나게 됐다.

양희종은 지난 2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3년 계약을 연장했지만, 후배들을 위해 물러난다는 의사를 전했다. 지난 3월 26일 원주 DB와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는 성대한 은퇴식을 치르기도 했다. 

2007년 안양 KT&G(현 KGC)에서 프로선수 커리어를 시작한 양희종은 17년간 한 팀에서 활약하며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정규리그 우승 1회를 달성했다. 특히 2014년부터 주장을 맡아 KGC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양희종은 17시즌 간 정규리그 610경기에 출전해 평균 6.0점 3.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공격 보다는 수비에서 진가를 발휘한 선수로 궂은일을 맡아 팀에 헌신했다. 수비 5걸에 6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하이라이트 필름도 수차례 만들어낸 양희종이다. KGC 구단의 첫 우승인 2011~2012시즌 원주 동부(현 DB)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는 팀의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넣더니, 2016~2017시즌 서울 삼성과 6차전에서는 3점슛 8개를 성공시키는 맹활약으로 팀의 2번째 우승을 견인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식스맨으로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부상으로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4강 플레이오프 고양 데이원과 맞대결에서는 종아리 부상으로 시리즈를 통째로 결장했다. 이후 복귀한 챔피언결정전에서는 2차전과 4차전을 뛰지 못했다.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안양 KGC의 양희종.   한국농구연맹(KBL)

설상가상 양희종은 지난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어깨 인대 손상 부상을 당해 6차전과 7차전을 나서지 못하게 됐다.

보통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엔트리에서 빠지기 마련이지만 그는 벤치를 지키기로 했다. 김상식 KGC 감독의 뜻이었다. 김 감독은 6차전을 앞두고 “양희종이 벤치에 있고 없고 따라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6차전 3쿼터 종료 1분을 남기고 15점차까지 끌려가던 KGC는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교체 투입된 대릴 먼로의 활약도 컸지만, 선수들은 양희종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7차전에서도 양희종은 벤치에서 선수들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KGC의 가드 박지훈이 3쿼터에 연달은 파울로 벤치로 물러나자 양희종은 박지훈을 옆에 앉혀 조언을 했다. 이후 박지훈은 파울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부상으로 자칫 경기를 뛰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칠 뻔 했던 양희종은 경기 종료 직전 코트를 밟았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KGC가 100대 97로 앞선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김 감독은 양희종을 투입했다. 양희종은 어깨에 두른 깁스를 빼고 코트에 들어섰다.

비록 부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공도 잡아보지 못했지만 KGC 선수들은 마지막 3초간 양희종의 화려한 퇴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결국 KGC는 극적인 우승을 따냈고 양희종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코트를 떠났다.

경기가 끝나고 펼쳐진 우승 기념식에서 마지막 순서로 마이크를 이어받은 양희종은 “이 자리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어준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팀의 일원으로서 함께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하다. 고생 많으셨다”고 기쁜 감정을 드러냈다.

잠시 눈물을 흘리기도 한 그는 “다름 아닌 앞에 계신 팬 여러분이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안양 팬들과 함께해준 팀원 전체를 가슴 속에 평생 간직하고 베풀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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