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52일만에 만난 한일 정상…후쿠시마 시찰·안보협력 공감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일 오후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안보·외교·경제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선 양국 기자가 한 명씩 질문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일 셔틀 외교가 12년만에 복원됐는데.
▶윤 대통령=양국의 관계 개선이 이제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저는 한국과 일본이 자유·인권·민주·법치 이런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양국이 협력해서 공동 이익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시다 총리=양국 관계 강화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은 저도 실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조기 방한을 결단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플러스가 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협력을 추진해 구체적인 결과를 냈으면 한다.
-한·미가 핵협의그룹(NCG) 창설에 합의했는데, 여기에 일본도 참여하나.
▶윤 대통령=워싱턴 선언은 한·미를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다. 그렇지만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는 않는다. 한·미 간 워싱턴 선언이 완결된 것이 아니고 계속 논의를 하고 공동기획·공동실행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채워 나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것이 궤도에 오르면, 일본도 미국과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시다 총리=북한 정세를 비롯한 이 지역의 안보 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서 한·미·일의 안보 협력을 통한 억제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과 인식이 일치했다. 핵협의체의 창설을 포함해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미·일, 한·일, 한·미·일 간에서 긴밀히 공조를 해 나갈 생각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우려가 있는데.
▶윤 대통령=기시다 총리께서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약속을 했고, 그러한 차원에서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기시다 총리=한국의 불안한 심정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한국의 전문가, 현지 시찰단의 파견을 저희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6월에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 보고서가 정리될 예정인데, 보고서도 잘 반영시켜서 저희들은 국내적인 절차를 진행하겠다. 그리고 그때도 꼭 한국 측 하고는 의사소통을 하겠다. 이러한 노력을 거듭하면서 한국의 많은 분들의 우려, 불안감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문제를 포함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은.
▶윤 대통령=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바뀔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리겠다. 우리가 발표한 해법은 65년 청구권 협정과 또 2018년 법원의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다. 저는 이런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이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런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기시다 총리=역사 인식과 관련해서는 1998년 10월에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ㆍ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아까 ‘그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수많은 분들이 매우 힘들고 그리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라는 말씀드린 건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다.
이 외에도 양 정상은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간 공조 강화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 대상국)’ 복원방침 등을 재확인하며 지속적 교류 의지를 다졌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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