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슬픈 경험"에...尹 “요구 안했는데 진정성 보여줘 감사”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과거사 언급과 관련해 “한국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소인수 형식의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관련 발언을 들은 뒤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이날 브리핑에서 전했다.
기시다 총리가 강제동원 문제를 두고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응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담 전 양국 참모진이 과거사 문제를 협의하거나 사전 조율한 적이 없다”며 “기시다 총리가 나름대로 발언을 준비했다가 자발적으로 말씀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많은 분’ 대상에 대해선 “판결금을 수령한 징용 피해자 유족을 가리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시다 총리가 히로시마 평화공원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 등을 제안한 점 등을 함께 거론하며 “앞으로도 말과 행동으로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둔 후쿠시마에 한국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서는 “다음 주부터 협의가 구체화할 것이고 이번 달 안에는 (시찰이) 확연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에 대해선 “의제로 포함되지 않았고 논의가 오고 가지도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 문제는 논의될 기회가 있다면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와 같은 입장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방법으로 검증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간 확장억제 관련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을 놓고는 “한미간 일대일, 집중적인 고위급 상설 협의체이기 때문에 어떻게 변화시키거나 바꿀 의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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