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기시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尹과 함께 참배할 것" [전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한국 측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APLS 처리수')에 대한 우려를 잘 안다며 한국 전문가단의 후쿠시마 원전 시찰에 윤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이달 하순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함께 현지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기시다 총리 기자회견문 전문
「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모이신 여러분. 3월에 윤 대통령을 도쿄에서 맞이한 후 이렇게 빨리 이곳 서울을 방문해 셔틀외교를 본격화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본의 총리로서 12년 만의 양자 방문에서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인들의 따듯한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지난번 수단의 일본인 대피 과정에서 사람의 목숨이 곤란한 상황 속에서 한국으로부터 크고 많은 협력을 받은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3월 윤 대통령이 보여준 결단력과 행동력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일한관계 강화에 대한 강한 뜻을 저도 공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윤 대통령과 연대를 도모하고 또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대해 기탄없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 이른 시일 내 방문을 단행했습니다.
3월 회담에서 저와 윤 대통령이 제시한 방향성에 따라 일한의 대화와 협력은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경제면에서는 이달 2일 인천에서 재무장관 회담이 7년 만에 열려 재무대화 재개에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이에 더해 금융, 관광에서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대화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 수출관리당국 간의 대화도 적극적으로 이뤄져 그 결과 일본 정부가 한국을 그룹A에 추가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새로 발족한 경제안전보장협의 1차 회의가 이달 3일 양측 국가안전보장 수장 간에 실시돼 공급망 강인화 등 협력 강화에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외무·방위 당국의 안보 대화도 5년 만에 재개했습니다. 일·한·중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의장국인 한국의 대응을 지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민간, 특히 경제계의 교류도 힘차게 부활하고 있고 의원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일한의 장래를 책임질 청년들의 교류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한국과 제네시스 프로그램을 통한 대면 교류를 전면 재개하고 교류 인원을 작년도와 비교해 2배로 늘리기로 했다고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일한 간에 계속 성실한 의사소통을 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오염수)에 관한 얘기가 있습니다. 일본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리뷰를 받으면서 높은 투명성을 갖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해 성실한 설명을 해나갈 생각입니다만 한국 국내에서는 계속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국 분들의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해 이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에 한국 전문가 현지시찰단의 파견을 받기로 했습니다. 일본 총리로서 자국 국민·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형태로의 방출은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3월 윤 대통령이 방일했을 때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명확히 말씀드렸습니다. 이 정부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 6일 발표된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데 대해 감동했습니다. 저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
일한 간에는 다양한 역사와 경위가 있지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향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 저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정세도 일한 협력을 더욱 불가결하게 하고 있습니다. 양측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입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지난 국빈 방미 성공에 축하를 드렸습니다.
이 지역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가 이어지고 또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도 보이는 가운데 일미 동맹, 한미동맹, 일한, 그리고 일·한·미의 안보 협력을 통한 억지력과 대처력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일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에 대해서도 논의의 진전을 환영했습니다. 그리고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일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더욱 논의를 심화하기로 했습니다.
북한과 대화의 창이 열려있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다시 강력하게 지지를 표명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셔틀외교는 계속됩니다. 2주 후에는 히로시마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합니다. 오늘은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도 의제가 되는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서 긴밀한 협력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피폭지 히로시마에서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도 함께 참배하기로 윤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습니다.
오늘 회담에서는 3월에 큰 일보를 내디딘 일한 관계 개선 움직임이 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했습니다. 다음은 히로시마에서, 그 이후에는 국제회의를 포함해 윤 대통령과 빈번히 만나 신뢰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일한 관계 강화의 기운을 확실히 해 나가겠습니다. (끝)
」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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