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구성' 제안"…'K군 맞춤형 조기경보기’ 카드 꺼낸 사브

김경진 2023. 5. 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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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의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을 둘러싼 글로벌 방산 기업의 수주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군은 2027년까지 ‘하늘의 지휘소’라고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4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방위사업청이 기업에 제안요청서를 보내면 수주전의 막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미국 보잉과 스웨덴 사브(SAAB), 이스라엘 IAI 뿐 아니라 미국 L3해리스까지 가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군은 이미 보잉이 만든 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 4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 ‘글로벌아이’로 도전장을 내민 사브가 'K-군 맞춤형 솔루션'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카짐 레드조빅 사브 감시정찰사업본부 이사는 지난 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브는 성능이나 가격뿐만 아니라 산업 협력이라는 장기적인 가치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며 "현재의 시스템 중에서 최첨단 시스템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두바이 에어쇼에 참석한 카짐 레드조빅 사브(SAAB) 감시정찰사업본부 이사가 자사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글로벌아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사브]

그동안 ‘글로벌아이’의 약점으로 거론돼온 '커버리지(정찰 범위)' 관련 우려에 대해서도 "'한국형 구성'에선 모든 방향(360°)과 영역(육·해·공)에서 정찰이 가능해 완전한 상황 인식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군의 높은 요구 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브는 지난해 매출 42억 달러(약 5조7000억원), 수주 잔고가 127억 달러(16조9000억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방산 기업이다. 다음은 레드조빅 이사와의 일문일답.


커버리지 개선한 '한국형 구성' 제안

Q : 경쟁사 대비 ‘글로벌아이’의 강점은.
A : ‘글로벌아이’의 강력한 센서는 공중 600㎞, 해상 400㎞, 지상 200㎞를 넘는 거리에서 수천 개의 목표물을 탐지·분류·추적해 정보 우위를 제공해 최종 결정에 도움을 준다. 또 낮게 움직이는 물체나 초음속 무기뿐 아니라 UAV(무인항공기)나 드론, 5세대 위협까지 탐지할 수 있다. 이미 계약해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 시기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사브는 UAE(아랍에미리트)와 총 5대의 계약을 맺어 2020~21년 3대를 인도했고, 나머지 2대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는 스웨덴군과 2대의 신규 계약을 체결해 현재 총 7대를 수주했다.

Q : 공군 입장에선 기존 기종(보잉의 ‘피스아이’)을 사용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A : 공군이 ‘피스아이’에 이어 ‘글로벌아이’를 도입하면 공군 입장에선 추가적인 유연성과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른 기종 확보로 새로운 작전 시나리오를 구상할 수 있어 유연한 작전 운용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글로벌아이’는 기존 무기 체계와 상호 운용이 잘 되는 강점이 있다. ‘글로벌아이’는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 훈련에서 다른 기종과의 상호 운용성과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카짐 레드조빅 사브 감시정찰사업본부 이사가 지난 3일 서울 한남동 사브코리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진기자

Q : ‘글로벌아이’는 커버리지 면에서 경쟁사보다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A : '한국형 구성'에는 고객(공군)의 특정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성능을 추가했다. 모든 방향(360°)과 영역(육·해·공)에서 정찰이 가능해 완전한 상황 인식을 제공한다. 전면과 후면에 센서를 추가해 해당 방향의 커버리지와 감지를 개선했다. 우리가 한국에 제안하는 사양이 공군의 작전상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능력을 향상할 것이라고 믿는다.

Q : 한국 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A : 한국군은 지역적인 특수성, 큰 규모, 높은 수준의 준비 태세로 인해 (기업에) 요구하는 기술 수준이 매우 높다. 또 한국에 있는 방산 업체의 역량이 높아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에 좋은 기업이 많다. 사브 같은 기술 중심의 방산 기업에 한국 시장은 굉장히 매칭이 잘 되는 시장이며, 사브가 경쟁력 있게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자신한다. 특히 이번 사업은 규모가 클 뿐 아니라 향후 미래 역량을 만들어 가는 좋은 근간이 될 수 있다. (사브의)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아 한국의 군과 산업이 자립적으로 발전할 기회가 될 것이다.

Q :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경험은.
A : 10년 전 육군에 대포병탐지레이더인 '아서'를 인도한 경험이 있다. 한국이 도입한 전체 주문량 중 40%는 스웨덴에서 생산했지만, 나머지(‘아서-K’)는 LIG넥스원에서 조립 생산했다. 이 협력을 통해 LIG넥스원은 대포병탐지레이더Ⅱ를 자체 개발해 전력화에 성공했다. 한국과 협력하고자 하는 사브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김경진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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