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명의로 카드 발급에 대출까지…25년 지기에 억대 사기극

수원지법, 징역 2년 6개월 선고
재판부 "초범이지만 피해 크다"

25년 지기 친구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수십 차례에 걸쳐 현금서비스를 받는가 하면 신용카드로 수천만 원을 결제한 40대 주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법 형사10단독 한소희 판사는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6~2019년 25년 지기 친구인 B씨 명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카드사 현금 서비스를 받는 수법으로 74회에 걸쳐 9800여만원을 입금받아 챙겼다. 그는 B씨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뒤 이를 사용해 253회에 걸쳐 5590만원 상당을 결제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수원지법 전경[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씨는 또 시중은행 온라인 대출을 신청하면서 B씨 명의 휴대전화 번호, 직장명, 연 소득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수법으로 4차례에 걸쳐 2830여만원을 입금받기도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게 "사업에 사용할 계좌가 필요한데 주부라서 계좌발급이 어렵다"는 취지로 부탁해 B씨에게 모 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받으면서 계좌 비밀번호, 인터넷 뱅킹 아이디 및 비밀번호 등을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또 "연말정산을 도와주겠다"면서 B씨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까지 받아낸 뒤 사기 행각을 이어갔다.

한 판사는 "피고인은 비록 초범이지만 피해자가 주장하는 실제 피해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등 피해가 몹시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피해자와 합의를 위해 공판기일을 다시 잡아달라고 한 뒤 재판기일에 여러 차례 불출석한 점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