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위성 싣고 첫 '실전'…누리호 3차발사 의미는?
수백억 들인 실용급 위성 탑재한 첫 '실전'
성공해야 성능·안정성·신뢰도 인정받아
오는 24일 한국의 독자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진행된다. 시험 발사였던 2021년 10월 1차, 2022년 6월 2차 발사와는 달리 본격적인 우주발사체로서의 성능과 신뢰도·안정성을 검증받는다. 대부분의 우주발사체가 초기 30% 안팎의 실패율을 보이기 때문에 1~2차에서 성공적 비행을 선보인 누리호로선 최대 고비를 맞는 셈이다. 특히 수백억 원의 개발비가 투자된 실용급 소형 위성 1기, 공공·민간의 큐브 위성 7기를 궤도에 투입하는 실전 임무를 최초로 수행한다. 실패할 경우 막대한 예산이 허공으로 날아간다. 이번 발사의 의미를 살펴보자.
실전 임무 첫 투입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우주 발사체의 첫 실제 임무 투입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 1차 발사 때에는 1.5t 무게의 가짜 위성(모사체)을 실어 추진력, 즉 화물 수송 능력 그 자체만 검증했다. 2차 발사에선 위성 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큐브 위성 4기를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의 독자 개발 우주발사체를 이용한 최초 위성 발사 성공 사례였지만 그야말로 성능 테스트 성격이 강했다.
이번은 다르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240억원을 들여 개발한 영상레이다(SAR)를 탑재한 최첨단 실용 위성이다. 해상도 5m, 관측폭 40km의 X대역 영상레이다를 활용해 주야간ㆍ악천후에도 지상 관측을 할 수 있다. 태양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근지구 궤도 우주방사선 관측 장비도 탑재됐다. 우주 핵심 기술 검증을 위해 ▲상변환 물질을 이용한 열제어장치 ▲X-대역 GaN기반 전력 증폭기 ▲미국 위성항법시스템(GPS)·유럽의 갈릴레오(Galileo) 복합항법 수신기 ▲태양전지배열기 등을 장착했다. 구체적으로 SAR 하드웨어 국산화 기술 우주 검증, 북극 해빙 변화 탐지, 산림 생태변화 측정, 해양 환경오염ㆍ연안 상황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약 1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도요샛(SNIPE) 위성은 4기가 편대로 집단 운용되며 근지구 우주날씨 관측 임무를 띄고 있다. 입자검출기(SST), 랑뮈어 탐침(LP), 자력계(MAG)등의 장비를 갖췄다. 당초 러시아 발사체를 이용할 계획으로 발사 비용 65%를 이미 지불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이 묶였다가 누리호 3차 발사 티켓을 얻었다. 이밖에 민간업체 루미르사가 개발한 우주방사능 측정 기술 시연용 '루미르-T1', 져스텍사의 4m급 해상도 지구관측 광학 관측용 'JAC', 카이로스페이스사의 지표면 편광 특정을 통한 기상 현상 관측 및 우주쓰레기 경감 기술 실증을 위한 'KSAT3U' 등 큐브 위성 3기도 포함됐다.
민간 참여로 뉴스페이스 실현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NewSpace)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이번 3차 발사 과정에 민간 업체를 주도적으로 참여시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10월 3~6차 발사까지 진행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제작 총괄 관리, 발사 공동 운용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누리호의 75t급 엔진 개발을 주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우주발사체 제작ㆍ운용ㆍ발사 등 모든 부분의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받게 된다. 4차 발사부터 역할을 더욱 확대하며, 6차 발사 이후에는 일부 핵심 임무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 참여해 사실상 한국형 발사체 발사 전 과정을 주도할 예정이다.
왜 낮에 쏠까?
지난 1, 2차 발사 때 오후 4시에 발사됐지만 이번 3차 발사는 해질 무렵인 오후 6시24분쯤(전후 30분)으로 예정돼 있다. 당일 실패할 경우 25일~31일 사이에 다시 기회를 엿본다. 이처럼 저녁 시간 발사하는 이유는 탑재 위성들 때문이다. 발사체에 탑재될 위성들이 목표 궤도에 올라가 안전하게 제 자리를 잡고 태양광 패널을 펼쳐 전력 생산을 양호하게 할 수 있는 시간대를 골랐다.
일각에선 잦은 반복 발사에 "예산 낭비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최적화, 안정화 및 신뢰도 향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의 설명이다. 노형일 KARI 홍보실장은 "해외 우주선진국들도 발사체를 개발할 때 첫 발사 성공 이후에도 반복 발사를 통해 성능과 신뢰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쳐 실전에 투입한다"면서 "체계종합기업 등이 발사체 제작을 주관하면서 국내 산업 생태계의 기술 수준 향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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