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간·쓸개 다 내주고 뒤통수 맞는 ‘굴욕외교’ 반복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 씨의 빈소를 조문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국 방문과 관련해 “부디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대일굴종외교를 바로 잡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국익을 챙기는 데 만전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간도 쓸개도 다 내주고 뒤통수 맞는 굴욕외교,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이 대표는 “셔틀 외교 복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평가할 수 있지만 퍼주기에 대한 일본의 답방 자체가 외교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며 “물 반 컵을 건넸으면 나머지 반 컵을 채워야지, 다 마시고 빈 컵 돌려주러 오는 방한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법원판결을 무시한 채 피해자 동의도 없이 밀어붙인 강제 동원 해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과거사에 대한 총리의 직접적이고 분명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영토주권 수호는 한 치도 양보해서는 안 될 국가의 제1책무”라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라. 만약 독도 영유권 비슷한 이야기라도 일본 총리가 꺼낸다면 당장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리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의 우려가 큰 만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계획을 철회하고 국제적 공동 검증 및 조사부터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며 “이런 선조치 없는 일본의 농·수산물 수입 요구는 사전에 차단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셔틀외교 정상화를 기초로 한·중·일 정상회담을 정상화하는 등 우리 정부가 다자간 외교, 실용 외교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격을 훼손하는 ‘호갱외교’, 더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8일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간담회’, 9일에는 ‘윤석열정부 1년 평가 연속 토론회’에 연이어 참석해 대일 외교 관련 공세 수위를 계속 높일 예정이다.

민주당은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윤호중 의원과 상임 간사 김한정 의원이 기시다 총리가 8일 면담에 초청한 데 응해야 하는지 여전히 고심 중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야당으로서 기시다 총리를 직접 만나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도 있지만, 정상회담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참석하는 것도 모습이 이상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공세를 쏟아내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신중해야 할 외교 문제에 대해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 정치 공세로만 보이지 않도록 ‘호갱외교’ 등 용어 선택에 있어서 자제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동환 박장군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