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방에 푹 빠진 남자, 혼자 즐기는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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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용하기 시작한 빨래방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주말 빨래방에 가면 90분 동안 많은 것을 한다.
아내는 "집에서 세탁기 돌리면 되는 일을 왜 빨래방에 가느냐"며 아우성치지만, 빨래방에만 가면 마음이 편한 것을 어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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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근 기자]
▲ 주말 빨래방에 가면 90분 동안 많은 것을 한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대화를 나누며 세상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보면 정신적으로 많은 충전이 된다. |
ⓒ 신영근 |
코로나19가 시작되고 각종 모임과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20여 년 운영하던 꽃집이 어려워져,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막노동이 어느새 주업이 돼버렸다.
그러면서 이용하기 시작한 빨래방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빨래방은 건설 현장 근처에 있어 대부분 이용자는 노동자들이지만 이불, 커튼 등을 들고 찾는 주부들도 많다.
개인적으로 빨래방 가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 주중에는 일이 끝나면 저녁밥을 먹고 피곤해 일찍 잠이 든다. 그러다 보니 개인 시간이나 취미를 즐길 시간이 없다.
하지만, 주말 빨래방에 가면 90분 동안 많은 것을 한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대화를 나누며 세상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보면 정신적으로 많은 충전이 된다.
빨래방에는 평소 여유를 가지고 듣지 못했던 고급 클래식 음악까지 제공되고, 오랜 기간 빨래방을 이용하다 보니 주인과도 친해져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재미도 있다(주말인 7일, 주인 아주머니는 이쁘게 옷을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쁘게 옷을 입고 서울에 간다).
게다가 무료 와이파이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1석 3조다. 그래서 주말이 기다려진다. 한주라도 빠지면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 정도다.
아내는 "집에서 세탁기 돌리면 되는 일을 왜 빨래방에 가느냐"며 아우성치지만, 빨래방에만 가면 마음이 편한 것을 어찌하나. 그렇다고 집이 불편한 것은 절대 아니다.
또, 빨래방을 찾는 사람들이 빨래가 되는 동안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뿐, 빨래방에는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지거나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는 등 각자 시간이 보내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가끔은 손님 중에 시끄럽게 떠들거나 휴대전화 볼륨을 크게 틀어 조용한 시간을 방해받지만, 그것도 빨래방 풍경이니 봐줄 만하다. 어느새 책 읽고 커피 마시고, 대화하고 글을 쓰다 보니 세탁과 건조가 끝났다. 뽀송뽀송하게 마른 작업복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한 주간 수고했다"라고 돈 벌어 준 작업복을 보며 스스로를 토닥거린다.
그리고 다음 주 열심히 돈 벌러 나가기 위한 각오를 다진다. 벌써 빨래방 가는 다음 주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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