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3배나 빨리 키운다는 ‘이것’, 딱 한 번은 괜찮지 않을까?

이슬비 기자 2023. 5. 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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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을 단시간에 키우는데 효과적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남성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 복용하면 각종 치명적인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운동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 브랜드 상품 1분기(1~3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배 이상(1115%) 증가했다. 바디프로필 유행도 식지 않고 있다. 패션, 사진 등 이 인기들의 공통점은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시각적 효과다.

그러다보니 따라 온 부작용. 불법 약물인 '스테로이드'로 근육을 키우는 일명 '로이더'들이 일반인 사이에서도 생기고 있다. 로이더는 스테'로이드'에서 유래된 용어다. 실제로 2019년만 해도 3년 전보다 18배나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식품의약품안전처) 그러나 스테로이드, 한 번만 맞아도 큰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약 쓰면 근육 성장 3배 빨라져
스테로이드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근육을 합성하기 위해 로이더들이 사용하는 것은 '아나볼릭 안드로제닉 스테로이드(이하 스테로이드)다. 이 스테로이드는 안드로겐(남성의 특징을 유지하고 발달시키도록 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포괄하는 용어) 성호르몬 유사체로, 대표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있다.

근육 생성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인 단백질을 합성하고, 근력을 대폭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정상원 약사(스포츠약학회 회장)는 "복용한 안드로겐 호르몬이 체내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면 근육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세포에서 단백질 성장과 생산을 조절하는 mTOR을 자극한다"며 "이게 단백질 합성, 근육 합성 증가로 이어져, 운동 없이도 단백질 생성 효과가 배가 된다"고 했다. 실제로 하버드 의대 해리슨 G. 포프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서 운동한 사람은 사용하지 않고 운동한 사람보다 근육 성장 효과가 3배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적으로 남성보다 근육이 잘 붙지 않는 여성도 스테로이드를 이용하면 골격과 근육이 비대해진다.

◇남성 호르몬 이상 없다면, 소량 1회도 '독'으로 작용
이런 탁월한 효과 탓에 스포츠에서는 당연히 금지 약물이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작용으로 약사법 50조에서도 의사 처방전 없이 판매하는 것은 범법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한국도핑방지위원회 치료목적면책위원회 부위원장)는 "클라인펠터 증후군, 잠복고환증, 고환 염전 등으로 남성 호르몬 분비가 잘 안 되는 질환을 앓고 있을 때는 스테로이드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정상적으로 남성 호르몬 분비가 잘되는 일반인이 스테로이드를 쓰면 다양한 부작용은 물론 호르몬 계통을 망가뜨려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남성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없는 사람에겐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정상원 약사는 "내인성 호르몬 특성상 소량 1회만 투여해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미 혈중에 남성 호르몬이 많은데 또 들어오면 아예 남성 호르몬을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호르몬 교란이 일어나게 된다"고 했다. 게다가 한 번 복용하면 단약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배하석 교수는 "짧은 기간 근육이 생기고 몸이 확 좋아지는 걸 느끼면, 다음 운동으로만 몸을 만드는 게 더 힘들게 느껴진다"며 "결국 약 생각이 나 반복하게 되고, 결국은 정서적으로 중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간 기능 저하, 성 기능 불구, 심장 질환 등… 돌이킬 수 없는 전신 부작용 유발해
성별에 따라 부작용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공통적으론 크게 ▲간 기능 이상 ▲구역질, 구토, 변비, 설사 등 소화기계 이상 반응 ▲두통, 어지럼증, 불면 등 중추신경계 이상 반응 ▲여드름, 색소 침착, 발진 등 피부 이상 반응 ▲성욕 증가나 감소 등 비뇨기계 증상 ▲심장질환 등이 생기곤 한다. 이 외에도 오한, 부종, 안면홍조, 권태감, 근육통, 어깨 결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원 약사는 "주로 간에서 대사되는 테스토스테론은 반감기가 매우 짧다"며 "경구로 투여하는 스테로이드는 테스토스테론과 비슷한 구조를 경구제로 먹을 수 있도록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반감기가 길어져 치명적인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간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해 황달, 동맥경화 등을 야기한다"며 "이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실리마린, 우루사 등 간 기능 보호제, 간 영양제를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미 망가진 간 기능 회복에 큰 효과를 주지 못한다"고 했다. 스테로이드는 심장근육도 키워 혈관을 압박하면서 다양한 심장질환도 유발한다.

남성은 음경비대, 만성 음경지속발기 등 부작용이 나타나다가 몸이 남성 호르몬이 과다하다고 인식하면 정자 감소, 정액 감소 등 고환 기능을 억제하고 결국 불임이나 성 기능 불구까지 이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배하석 교수는 "비정상적으로 체내에 늘어난 테스토스테론은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으로 대사된다"며 "결국 여성화를 유발해 여유증이나 유륜이 부풀어 오르는 외형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탈모, 여드름, 전립선 비대증, 고환 위축, 공격성 증가, 우울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여성도 호르몬 불균형으로 월경 이상, 음핵비대, 대하 증가, 유방 팽만, 유두과민, 안면 피지 분비 증가, 남성형 다모증, 탈모증, 쉰 목소리 등의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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