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탄압 핵심' 中부주석, 英대관식 참석 논란…"가해자 초대한 것"

박성훈 2023. 5. 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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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 중국 국가부주석(가운데)이 6일(현지시간) 찰스 3세 대관식에 참석했다. 사진 신화통신 캡처

한정(韓正) 중국 국가 부주석이 6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영국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19년 홍콩에서 격화된 송환법 반대 시위 진압부터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까지 총괄한 이가 당시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홍콩·마카오 사무영도였던 한 부주석이었기 때문이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튼은 지난 5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한 부주석을 보낸 것은 영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드러낸다”며 “고의가 아니라면 홍콩에 대한 약속을 어긴 책임자를 보내 영국을 하찮게 대하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국에 망명해 있는 14만 명 이상 홍콩인들에게 그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라고 지적했다.

한 부주석은 2018년부터 5년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홍콩·마카오 사무를 총괄한 뒤 지난 3월 국가부주석에 취임했다. 그의 지휘 아래 본토는 홍콩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해 나갔고 2019년 홍콩 범죄자의 본토 송환을 가능케 하는 법안을 추진해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이후 2020년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켜 지난 3년간 250여 명의 전직 야당 의원과 활동가들이 국가전복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고 빈과일보 등 정부 비판 언론들이 문을 닫았다.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열렸다. 사진 신화통신=연합뉴스


마크 사바 홍콩자유재단 이사는 “영국 외무부는 국제조약 파기 책임자를 환영하고 있다. 이는 가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 것과 같다”며 “중국은 영국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며 반대 입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 알몬드 영국 옥스퍼드대 위기연구소장도 “캐리람 전 행정장관이 홍콩 탄압의 ‘얼굴’이었다면 한 부주석은 배후의 꼭두각시 조종자였다”며 “중국 공산당의 계산된 조롱에 가담해선 안 되며 이는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997년 7월 홍콩 주권 반환 당시 중국은 홍콩의 시스템이 50년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당시 찰스 왕세자도 “50년의 과도기 동안 영국은 홍콩에 대한 이익을 유지하고 홍콩의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고 상기시켰다.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5일 한 부주석과 공식 회담에서 “홍콩과 신장, 대만에 대한 영국의 견해를 분명히 했으며 경제협력과 인적 교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 캡처

비판적 여론에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5일 한 부주석과 공식 회담을 갖고 “심각한 불일치와 필수적인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클레버리 장관은 “홍콩과 신장, 대만에 대한 영국의 견해를 분명히 했으며 경제협력과 인적 교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견제와 협력을 병행해 나갈 뜻을 비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담이 30여 분간 진행됐으며 클레버리 장관이 지난 2021년 중국 공산당의 인권에 대한 태도를 비판했던 영국 의원 5명을 제재한 중국의 결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 부주석은 클레버리 장관의 중국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관식에 보낸 축전에서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안목으로 발전과 협력을 이뤄가자”고 적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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