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의지 보인 축구협회, 타개책은 ‘소통’

소통 부족했다는 지적에 관련 전문가 대거 선임
20년 만에 찾아온 한국 축구 부흥기 잘 이끌어야

승부조작 선수 사면 카드를 꺼내들면서 여론의 비판과 직면했던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을 필두로 대대적인 외양간 수리 작업에 착수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지난 3일 25명에 달하는 새로운 이사진 명단을 발표하면서 지난 3월 불거졌던 논란 등에 대해 해명했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 3월말,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열리기 직전, 승부조작 선수들이 포함된 축구인 100명의 사면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곧바로 여론의 역풍이 불었고 축구협회가 곧바로 번복 결정을 내리면서 협회 전체의 대대적인 쇄신이 요구됐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정몽규 회장은 자신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섰다. 정 회장은 남은 1년 8개월 임기 동안 최근의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한국 축구를 위한 결정이 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새 이사진 25명을 직접 발표, 기존 전무이사를 대신해 상근 부회장 자리를 신설하면서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선임했다. 이어 부회장에 한준희 해설위원, 이사진에 이근호, 지소연 등 현역 선수들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한 판단이라 분석된다.

실제로 정몽규 회장은 “축구 전문가를 둬 정책 방향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추후 상근 부회장과 이야기해 홍보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 다양한 축구인과 계층으로 구성해 이사회를 활발하게 운영하겠다. 지난 논란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근호, 지소연 선임과 관련해서는 “두 선수는 프로선수협의회 회장이다. 선수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축구협회의 사면 발표 논란은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던 한국 축구의 병폐와 민낯이 드러난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지난 논란이 오히려 곪았던 고름이 터지게 된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최근 한국 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말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고,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있는 선수들의 유럽 무대를 호령하고 있다.

팬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은 K리그까지 이어져 지난해보다 관중이 2배 이상 증가한 역대 최고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재를 뿌렸던 축구협회는 한 달 만에 ‘소통’이라는 쇄신안을 들고 나오며 늦었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