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기시다 방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일본이 타진"

지난 3월 생맥주 건배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7일부터 1박2일 간 방한이 지난달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일본 측이 타진해 이뤄졌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한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도 전날 기시다 총리가 조기 방한을 고집해 올여름쯤으로 예상한 한국 방문을 이달 7∼8일에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내 여론과 야당의 반발에도 한일관계 복원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호응하려는 게 기시다 총리의 의도라고 산케이는 분석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한일·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반도체 공급망 확대와 군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 유출 대책을 비롯한 경제안보 문제 등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해결책에 대한 한국 내 반대 여론을 고려해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 관련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보다 나아간 발언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고 짚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정부의 징용 해결책 발표와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렸던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도 사죄와 반성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표현을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한국 정부 내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한국 국민의 마음에 더 다가서는 자세를 취하길 원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이번 방한 기간에 기시다 총리가 '반성과 사죄'라는 표현을 직접 언급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기시다 총리가 역사 문제를 둘러싸고 진전된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면서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의 발언 내용에 따라 한국 야당과 언론의 윤 대통령 비판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