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배터리 핵심 원료' 中의존 90%...中, 그걸로만 올 10조 벌듯
2차 전지의 핵심 원자재인 수산화리튬의 중국산 비중이 9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K-배터리’ 3사의 매출이 빠르게 늘수록 중국 업체들이 상당한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7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수입액은 21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0.3% 급증했다. 수산화리튬 수입액은 ▶2017년 1억3000만 달러 ▶2018년 2억3000만 달러 ▶2019년 3억9000만 달러 ▶2020년 4억4000만 달러 ▶2021년 6억7000만 달러 ▶2022년 36억8000만 달러 등으로 폭증세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하이니켈 NCM(니켈ㆍ코발트ㆍ망간) 배터리 양극재 제조에 쓰이는 수산화리튬을 거의 전량 수입해 쓰는데, 지난해 중국산 비중이 수입액의 87.9%에 달했다.
1년 새 490% 폭증, 올해 10조원 수입 전망
지난해 한 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에서 수산화리튬을 들여오는 데 쓴 돈은 32억3000만 달러, 한화 약 4조3000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만 중국산 수산화리튬 수입액은 18억2000만 달러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중국산 수산화리튬 수입액은 약 73억 달러, 한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K-배터리 급성장의 이면에 중국 리튬 화합물 제조사들이 올해만 10조원가량의 수익을 나눠 갖는 모양새다. 이 같은 구조는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리튬을 포함한 세계 배터리 소재 상류 산업(업스트림)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산화리튬의 규모가 커 눈에 뜨일 뿐이지, 코발트, 흑연 등 다른 배터리 핵심 소재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예컨대 코발트는 중국산 수입 비중이 2022년 72.8%(1억8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2021년 중국산 수입 비중은 64.0%였는데 1년 사이 8.8%포인트 늘었다. 음극재로 쓰이는 천연 흑연도 지난해 전체 수입액 1억3000만 달러 중 1억2000만 달러가 중국산으로 집계됐다. 중국산 비중이 94%로 2021년 87.5%에서 1년 만에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세계적으로 ‘공급망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중국을 배제한 채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IRA 등도 이런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리튬 자급’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포스코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리튬 자원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했다. 1단계 공장이 완공되는 2024년부터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해 도입할 계획이다. 이후 2025년부터는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들여온 중간 물질인 탄산리튬을 국내 공장에서 가공해 연 2만5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약 60만대에 쓰일 수 있는 규모다.
국내 기업 자급 움직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중국 야화와 맺었다. 모로코는 미국ㆍ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어서 IRA 조건 충족에 유리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산화리튬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 같지 않다”며 “포스코 같은 국내 기업들이 IRA 환경을 맞아 시의적절하게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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