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다가오는 어버이날…부모님 건강 체크리스트
술·담배·우울증·수면까지
다양한 건강상태 체크해야
5월 8일은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날이다. 하지만 어버이날이 돌아올 때마다 부모님의 기력이 점차 쇠해가는 모습을 봐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많은 부모님은 어딘가 편찮더라도 자식이 걱정할까 하는 이유로 이를 잘 알리지 않고, 또는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나이를 먹어서'로 치부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도 많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의 영양 상태부터 정신 건강까지 알아볼 수 있는 질문들을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정리해봤다.
질문 1. 삼시 세끼 잘 드시고 계신가요?
삼시 세끼 식사를 묻는 것은 가벼운 안부처럼 들리지만 부모님의 영양 상태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면 소화능력이 약해지면서 흡수율이 떨어져 스스로는 넉넉하게 먹었다고 생각하지만 식사량이 확실히 줄은 경우가 있다. 또 치아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고기나 단백질을 꺼리면서 단백 결핍이 올 수도 있다.
식사의 양이나 질이 좋지 않다면 이유를 꼭 여쭤봐야 한다. 입맛이 없는지, 씹거나 삼키는 게 어려운지, 혹은 소화가 안 되는지 등 원인을 확인하는 게 좋다. 복용하는 약 때문에 입맛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최근 드시는 약이 많아졌는지도 살펴본다. 소화불량과 식욕 저하를 낳게 되는 변비도 말씀을 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고 계신 부모님이 많으니 놓치지 말고 확인해야 한다.
질문 2.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게 많아지셨나요?
부모님은 스스로 치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 부담스럽거나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억력이 떨어지더라도 자존감이나 주변의 우려 때문에 이야기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매 치료의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 그리고 조기 진단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노화에 따른 건망증과 달리 치매는 기억력 장애 외에도 공간 지각력, 계산 능력, 판단 능력 등이 점차 떨어진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 독립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못하게 될 때는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일찍부터 좋은 생활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치료해야 한다. 흡연과 음주는 피하고 비만도 경계한다. 두뇌 활동과 신체운동은 꾸준히 하는 게 좋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치매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나와 있다.
질문 3. 최근 넘어지신 적 있으세요?
노년층은 낙상으로 인해 골절을 입으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감소, 간병과 의료비용과 같은 경제적인 부담도 뒤따라온다. 회복 후에도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이로 인해 외출·운동을 잘 안 하고 집에만 있게 돼 또 다른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는 불안이나 우울증이 나타나 궁극적으로 노인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낙상의 내적 요인은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부모님이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 약이나 신경안정제, 겨울철 흔히 사용하는 감기약은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평소 균형감각을 높이고 근력을 키울 수 있도록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집안 내 넘어지기 쉬운 환경은 미리 막아야 한다. 발에 걸리기 쉬운 전기 플러그 등 장애물은 치우고 집안 조명도 너무 어둡지 않게 항상 적당한 밝기를 유지한다.
질문 4. 평소 약은 잘 챙겨 드세요?
부모님이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먹는다면 ▲약을 몇 가지나 복용하는지 ▲제시간에 잘 복용하는지 ▲중복해서 복용하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혹시 약을 더 많이 드시거나 덜 드시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 하신다면, 복용지침을 확인해 약봉지에 날짜를 적어놓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드리면 약을 제대로 잘 챙겨 드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 댁을 방문한다면 약상자를 한 번 살펴보고 복용하는 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여쭤보자. 복용을 잘못할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리도 잘해야 한다.
질문 5. 술이나 담배는 얼마나 자주 하세요?
부모님은 금연을 권유받으면 평생 피웠는데 뭐가 달라지겠냐며 금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담배는 혈액순환을 막는 주요 원인인 만큼 부모님께서 자주 손발이 저리다고 하거나 오래 걸을 때 다리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면 금연을 권해드릴 필요가 있다.
음주는 간 기능을 저하하게 되는데, 모든 약은 간에서 대사·해독이 이뤄지는 만큼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의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3일 정도만 술을 끊어도 약효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린다면 금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질문 6. 슬프거나 우울한 적 있으세요?
노인은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슬프면 모든 기능이 다 떨어진다. 노인성 우울증으로 불리는 질환으로 병원에서 설명되지 않는 불면증이나 통증, 소화 불량을 호소한다면 이를 의심해봐야 한다. 노인성 우울증이 생기면 인지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고, 신문이나 TV를 봐도 재미가 없고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세상일에 관심이 없어지는 한편 집중력과 판단력도 떨어질 수 있다.
보름 이상 우울할 때는 반드시 병원에 와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료 효과도 좋고 합병증도 막고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스스로 건강한 신체리듬을 유지하는 게 좋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밝은 햇볕을 쬔다. 가족들의 대처도 중요하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주고 섣부른 충고는 삼간다. 멀리서라도 자주 통화해 부모님의 기분 상태를 파악해 둔다. 노인성 우울증은 잘 호전되는 만큼 가장 곁에 있는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
질문 7. 평소 잠은 잘 주무세요?
“잘 주무세요?”, “잘 주무시면 피로가 좀 풀리세요?” 두 질문은 부모님 건강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질 낮은 수면은 몸에 다른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만한 근거이기 때문이다.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함을 호소한다면 수면의 질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어르신들은 일찍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니 새벽에 잠이 깨게 된다. 지나치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께서 이러한 불편을 호소한다면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깊은 밤에 할 일이 없어 일찍 자는 경우가 많지만, 이로 인해 일찍 깰 수밖에 없는 만큼 자는 시간을 뒤로 조금만 늦춘다고 생각하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걸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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