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버텼더니 절호의 기회 왔다...관광 스타트업 ‘라이크어로컬’ 생존기 [내일은 유니콘]
포스트 코로나 이후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외국인이 속속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다. 올 3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80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물론 코로나19 유행 이전으로 돌이켜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2019년 월평균 입국자 수와 비교하면 55%가량 회복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이 관광업계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싸워야 했다. 특히 기초체력이 약한 관광 스타트업은 내상이 더 컸다. 이런 와중에 오히려 투자 유치에 성공한 관광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라이크어로컬’ 얘기다.
라이크어로컬은 2017년 12월 방한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한국원워(韩国问我, 한국 나에게 물어봐!)’ 서비스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중국 관광객이 물밀듯 밀려들면서 빠른 시간 내 사세를 확장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생하다 지난해 아이엠택시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한시름 덜었다. 그 사이 내국인 대상 관광 콘텐츠 서비스 ‘부로컬리(Boolocally)’로 신사업 확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대외 환경 덕에 롤러코스터 같은 경영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다시 유리한 시장 상황 덕에 오히려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라이크어로컬’의 현성준 대표를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6년 라이크어로컬이 시작할 당시 대부분의 온라인 여행사(OTA)는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었다. 한국 자원이 많지 않은 해외 기업이 한국 여행을 소개하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 관광 시장은 보편적인 관광지로 방문이 집중되는 형태가 됐다. 이에 한국인이 직접 소개하는 한국 여행을 콘셉트로 외국인에게 국내 다양한 지역과 관광 자원을 소개하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Q. 외국인 관광객에게 뻔한 관광이 아닌 현지인이 다니는 로컬 여행을 선보인다고 했다. 여행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코로나19 이전에는 여행자가 선호하는 로컬 여행지와 현지인이 선호하는 여행지가 동일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금의 여행 트렌드는 현지인과 여행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현지인에게 트렌디한 여행지가 여행자가 방문하고 싶은 장소인 것이다.
내부에서 상품은 ‘보편적인 상품’과 ‘특수한 상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보편적인 상품이란 계절성에 따라 일반적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봄에는 벚꽃 투어 상품, 여름에는 서핑 상품, 가을에는 단풍 상품 그리고 겨울에는 스키 상품이다.
특수한 상품이란 ‘콘셉트’를 정해 여행 장소를 선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을 취한다. 콘셉트는 내부 기획자의 방향에 따라 다양하지만 특정 카테고리, 이를테면 미술, 로컬 F&B, 문화 등을 비롯해 ‘디자이너의 영감을 위한 여행’과 같은 특정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주제로 여행 장소를 선정하고 있다.
Q. 해외 여행이 재개된 만큼 앞으로 여행 상품 판매 업체는 더 많이 생겨날 것 같다. 라이크어로컬만의 차별점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여행을 연결하는 것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여행에 접근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단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서 나아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이동, 숙박, 경험(체험)’을 상품으로 연결한다.
특히 이번에 정식 출시를 앞둔 라이크어로컬 서비스에서는 아이엠(i.M) 택시를 통해 자유로운 이동 수단을 확보했기에 외국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장소로도 여행이 가능해졌다.
Q. 수익 모델이 궁금하다.
여행자의 소비 행위에 포함되는 이동·숙박·경험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동’ 영역에서는 현지 이동 수단인 i.M 상품을, ‘숙박’ 영역에서는 제휴 숙박 상품을, ‘경험(체험)’ 영역에서는 로컬에서 활동하는 체험 상품을 제공 업체와 제휴해 판매를 중개하고 있다. 단일 상품도 판매하지만 ‘이동, 숙박, 경험’을 엮어 상품화하기도 한다. 여행을 즐기는 과정에서 콘텐츠와 엮은 상품을 준비하고, 해당 상품을 여행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존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 판매는 의미가 없어졌다. 당장 매출 수단이 사라져 생존이 어려워졌기에 자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여행은 할 수 없었지만 팬데믹 이후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아직 라이크어로컬 서비스에 남아 있어, 그들을 대상으로 커머스와 랜선 투어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관광지를 홍보하고 싶은 기관과 홍보 계약을 맺어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 라이크어로컬 내부 혼란도 컸기에 미래에 대한 명확한 준비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았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할 여행 환경에서는 혼잡도가 높은 여행지보다, 개인의 취향에 맞으면서 관광객이 많지 않은 곳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행지와 공간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당장 한국에 들어올 수 없는 외국인 관광객이 아닌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지도 기반 공간 소개 서비스 ‘부로컬리(Boolocally)’를 론칭했다.
Q.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다시 코로나 이전처럼 회복하는 분위기인가.
라이크어로컬 서비스 출시 전,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대상 ‘i.M 호출’ 프로모션을 진행했을 때 호출 건은 4855건이었다. 아울러 올 2분기에는 1만건 이상의 상품을 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도에는 여행자 구매 데이터가 없어 비교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지만, 여행 수요가 회복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중국어 간체, 중국어 번체, 영어, 일본어 총 4개의 언어로 제공되는 라이크어로컬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고 상품도 확장할 예정이다. 먼저 정식 버전의 라이크어로컬 웹사이트를 출시한 뒤, 앱 버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지금은 베타 버전 라이크어로컬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i.M 공항이동’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 첫발을 내딛는 공항에서부터 모빌리티의 편리한 경험을 전달해 모두가 원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라이크어로컬을 어떤 회사로 만들어가고 싶은가.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배려하는 소통을 하는 훌륭한 팀과 함께,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좋은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 이것이 라이크어로컬의 존재 이유다.
‘스스로 원하는 여행을 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데이터와 AI 기술로 정보를 찾는 불편함을 줄이고 다양한 모습의 여행을 제안해 여행의 개념을 확장한다’는 비전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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