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재불청년작가협회 40주년 기념전·줄리안 오피 개인전 外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 국제갤러리는 부산점과 F1963 석천홀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을 개최한다.
작가는 지난 2018년 F1963이 개최한 부산 첫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모자이크, 영상, VR, 그리고 라이브 퍼포먼스 등의 다채로운 작품군을 선보이며 디지털 매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 관심 및 작품세계를 총망라한다.
전시 공간은 사운드가 포함된 LED 영상 작품들을 필두로 꾸려지는데, 모두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오랫동안 창작의 모티브가 된 ‘걷는 사람들’의 형태를 탈피해 새로운 인체의 움직임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틱톡(TikTok)과 유튜브(YouTube) 같은 플랫폼을 통해 셔플 댄스(shuffle dance)를 접하게 됐고, 간단하고 반복적인 동작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닌 이 춤에 매료됐다.
그는 실제 댄서로 활동 중인 딸과 함께 춤을 고안하고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동시에 사운드 요소를 포함시킴으로써 한층 더 증폭된 율동감과 생동감을 선사한다. 춤 영상의 스틸컷을 이용해 만든 이미지들은 이번에 페인팅과 모자이크 작품으로도 탄생하는데, 특히 모자이크 작품을 구성하는 재료인 돌조각의 단단함과 인체의 유연한 곡선의 대비는 풍부한 조형 언어를 만들어낸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주된 시각적 인지 과정인 사물이 눈으로 곧바로 전달되는 메커니즘을 탈피해 대상이 디지털 디바이스라는 중간 매개체를 한번 거쳐서 우리의 눈으로 전달되는 방식에 더 익숙해졌다. 오피는 바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이 문제적 현상을 주목하고 그 인지과정의 차이를 작품을 통해 위트 있게 표현해내고자 한다. 또한 석천홀의 중앙 공간에는 다양한 포즈와 크기의 사람 조각들이 놓여 있어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를 오갈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는 “전시공간이 위치한 F1963의 다이내믹한 내부 공간들은 내가 새롭게 탐구하고 있는 작업 영역들을 광범위하게 선보일 수 있는 전시구성을 가능케 했다”고 말한다. 전시는 7월 2일까지, 부산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
▲씨킴 개인전 '충심의 사물, 그 예술의 꿈' = 엄미술관은 씨킴의 개인전 '충심의 사물, 그 예술의 꿈'을 개최한다. 씨킴(Ci Kim, 1951~, 본명: 김창일)은 지난 20여년간 레디메이드 오브제, 토마토, 커피, 목공용 본드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예술 실험을 해오면서 자기 자신과 주변 사물에 대한 통찰을 작품에 반영해 왔다.
그는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느낀 감정과 생각을 여러 매체와 방식으로 표현해온 시각예술 작가다. 또한, 아라리오의 회장이면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컬렉터이기도 한 작가의 다양한 활동을 관통한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는 ‘꿈’이다. 전시는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부터 신작에 이르는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작가는 주의를 기울여 사물들에 내재한 생명성을 발견하고 예술 작업 활동을 통해 꿈을 추구해 왔다. 이때 그가 지향한 것은 단일한 목표가 아니라 매 순간 갱신되는 다수의 이상(理想)이다.
전시에서는 회화와 입체 작업을 포함한 총 22점의 작품과 10여 점의 자료 등이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씨킴의 작업실에 실제로 놓였던 카펫 위에 작가의 작업 과정과 생활의 흔적이 담겨 있는 '무제(Untitled)'(2023)는 층고가 높은 전시 공간의 특성에 따라 설치되었다는 점에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작에 대한 ‘작가와의 대화’ 또한 6월 10일 11시, 엄미술관 전시실 내에서 진행된다. 이날 씨킴은 자신의 주요 작품 주제인 ‘꿈’과 작품 제작 과정, 예술관 등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전시는 8월 5일까지, 경기 화성시 봉담읍 엄미술관.
▲재불청년작가협회 AJAC 40주년 기념전 = 프린트베이커리는 올해 40주년이 된 재불청년작가협회 AJAC의 기념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예술사의 한 페이지를 써나가고 있는 현 협회 정회원 24명과 명예회원 25명이 참가했다. 창립 이래 화가, 조각가, 사진가, 퍼포머, 사상가와 창작자들이 함께 모여 프랑스에 한국 미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예술을 통한 문화 간 교류를 촉진한다. 협회는 양국을 구분하는 경계를 허물고 연합하기 위해 60점 이상의 작품을 선정해 스페이스 사직 갤러리에 전시한다.
전시 공간인 스페이스 사직 갤러리는 대중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개별적 이야기를 한데 모으고, 예술로써 예술을 생각하는 예술가들의 마흔아홉 가지 이야기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최형섭 재불청년작가협회장은 "이번 전시는 어쩌면 새로운 내일의 예술을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국제 미술 무대의 새로운 역동성을 감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6월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직동 스페이스 사직 갤러리.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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