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과는 달랐다'…북중러에 당당한 원칙외교 [尹, 새로운 국민의 나라 ⑧]

강현태 2023. 5.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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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취임식서 대북 관여의지 피력
원칙 입각한 '담대한 구상' 구체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중·러에도
'원칙적 입장' 명확히 밝혀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식에서 북한에 대한 '담대한 계획'을 언급하며 대북 관여 의지를 피력했다.


윤 정부는 대통령 업무보고(7월)를 계기로 대북정책 '뼈대'를 확립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담대한 구상'이라는 새 간판을 내걸었다.


하지만 북한은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내세워 3일 만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남북관계는 이렇다 할 접점을 만들지 못하고 '평행선'을 이어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북한이 자력갱생·자급자족을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윤 정부는 섣부른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목표로 지역 및 세계 구상인 인도·태평양 전략하에 한반도 구상(담대한 구상)을 녹여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반도 정세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억지(Deterrence) △단념(Dissuasion) △대화(Dialogue)라는 담대한 구상의 '3D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윤 정부는 출범 초 3D가 '병렬적'으로 작동한다며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다. 한쪽에선 대화를, 다른 한쪽에선 억지와 단념을 번갈아 강조함에 따라 '메시지 관리'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윤 정부는 ①대북 억지력을 강화해 ②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단념시켜 ③대화가 성사될 수밖에 없도록 하겠다는 '직렬적' 담대한 구상을 강조하고 있다.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은 북한 인권을 강조하는 흐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임 문재인정부가 대북협상 진전을 위해 인권문제를 쉬쉬했던 것과는 차이가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윤 정부는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 발간했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 인권 실상을 널리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을 망신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북한 주민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자료사진) ⓒ신화/뉴시스

글로벌 중추국가 모색 차원에서 윤 정부는 '규칙 기반 질서' 수호를 강조하며 역할 확대 의지를 피력하고 있기도 하다. 북한 문제 진전을 위해 중국·러시아 눈치를 살폈던 문 정부 접근법과는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특히 중국에 대해선 △상호존중 △호혜 △공동이익에 입각해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고려해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의 '포괄성'을 강조하면서도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은 묵인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 의지를 거듭 밝혔다.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대만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을 재확인하면서도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으며 유사시 한국 입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키웠다는 평가다.


같은 맥락에서 대러시아 관계에 있어서도 '모호성'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감지된다. 한·러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한 게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국제사회가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전쟁법 중대 위반 사안 등이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할 경우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선을 그어온 살상무기 지원 '기준'을 사실상 언급한 것으로,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윤 정부가 중러관계 추가 악화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러가 북한 핵·미사일 기술 진전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대외정책 원칙이 실질적 국익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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