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올해 여러 기업들 수익 감소할 것”…1분기 순익 47조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경기침체로 인해 여러 사업 부문에서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미·중 갈등 악화를 경고하며 양국이 긴장감을 낮추고 서로 번영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버핏은 6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일반 경제에 대해 우리가 받은 피드백은 아마도 올해 대부분 사업이 지난해보다 더 낮은 수익을 보고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6개월 전과는 다른 환경”이라며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를 과대평가했고, 이제는 과잉 재고를 없애기 위해 판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그러나 가치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는 “당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멍청한 짓을 하는 다른 사람들”이라며 “우리가 버크셔 해서웨이를 운영해 온 58년 동안 멍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버핏은 미·중 갈등 악화에 대해 “어리석고 멍청한 일이다. 엄청난 문제를 일으킨다”고 비판하며 “양국이 모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 다음 세기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얼마나 밀어붙일 수 있는지 시험하려고 하는데, 이는 양국 모두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국 지도자들은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선동적인 행동을 피해야 한다”며 “경쟁이 치열할 것이지만, 모두 번영할 수 있다는 것을 (서로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버핏의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도 애플이 공급업체로 중국을 선택한 점을 언급한 뒤 “긴장감을 높이는 모든 행동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가 해야 할 한 가지는 중국과 자유 무역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등의 예금 전액을 보호하기로 한 금융 당국 조치가 없었더라면 재앙적인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이 전염되고 있다”며 “예금자들이 돈을 빠르게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버크셔 해서웨이를 금융 위기 때보다 훨씬 신중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예금자들이 은행 시스템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버핏은 미국 정치권의 부채 한도 협상 난항에 따른 디폴트 우려에도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돈을 계속 찍어내는 것도 미친 짓”이라며 “사람들이 통화에 대한 믿음을 잃을 땐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행동한다. 동등한 구매력을 가진 무언가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최근 급격하게 진보한 인공지능(AI)에 대해 유보적인 견해를 보였다. 버핏은 “AI가 세상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날이 올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멍거 부회장도 “개인적으로는 AI 기술에 대한 일부 과도한 기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AI가 아닌) 옛날식 지능이 아주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대해 “그는 불가능한 일을 해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때때로 그는 그것을 해낼 것이지만, 그것은 우리에겐 고문이 될 것”이라며 그와 경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멍거도 “머스크는 자신을 과대평가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매우 재능이 있다”며 “비합리적으로 극단적인 목표를 가지지 않았다면 인생에서 성취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불가능한 일을 맡아서 하는 걸 좋아하지만, 우리는 (성취하기) 쉬운 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이날 오하이오에서 온 15살 소년이 투자와 인생에서 피해야 할 실수를 묻자 “버는 것보다 조금 더 적게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빚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날 지난 1분기에 355억 달러(약 47조1000억 원)의 순수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55억8000만 달러) 보다 무려 300억 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도 80억7000만 달러(약 10조7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70억4000만 달러)보다 13%가량 증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다만 지난 1분기 주식시장에서 133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팔았다. 상장 기업 투자액은 29억 달러로104억 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자사주 재매입에도 44억 달러를 투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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