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햇빛 가려줄래… ‘무기자차’ 성분·가성비 제품은
완연한 봄이다. 봄볕은 강하고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악영향도 강력하다. 자외선차단제기 생활필수품이 된 지 오래일지라도 봄이면 다시금 화장대의 아이템을 점검해야 한다. 피부 자극이 걱정되거나 빠르게 자외선 차단 효과를 올리려면 ‘무기자차(무기자외선차단제)’는 유용한 선택지다. 무기자차는 무기물 성분이 물리적으로 피부에 얇은 막을 씌워서 자외선을 튕겨내는 방식으로 자외선을 차단한다. 자극은 덜하고 효과는 즉각적이라 최근 몇 년 동안 각광받고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무기자차 인기 제품을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무기자차’ 유통 경로별 베스트셀러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주요 유통 채널의 베스트셀러 가운데 5개 브랜드를 선정한 뒤,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과 제품의 성능을 평가해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일반적으로 백화점·올리브영·이커머스 기업 등 3개 유통경로별 판매 1위 제품과 베스트셀러 중 최고가·최저가 제품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무기자차는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제품군이라 이번 평가에서 백화점 추천은 제외했다.
이번 평가에는 11번가 1위인 ‘닥터지 그린 마일드 업 선 플러스’(50㎖·1만1930원)와 무순위로 제공된 올리브영 ‘톱5’ 가운데 지난해 ‘올영어워즈’ 1위에 오른 ‘라운드랩 자작나무 무기자차 선크림’(50㎖·2만5000원)를 평가 대상으로 골랐다.
이어 최고가 제품인 ‘달바 워터풀 마일드 선크림’(50㎖·3만4000원), 최저가 제품인 ‘싸이닉 엔조이 세이프티 마일드 선크림’(50g·8900원)이 평가대상으로 추가됐다. 여기에 11번가 2위이자 유통채널마다 스테디셀러로 꼽혀 온 ‘셀퓨전씨 레이저 썬스크린’(50㎖·1만2520원·11번가 가격)이 추가됐다.
무기자차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서준혁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참여했다.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무기자차 평가 제품을 빈 통에 옮겨 담고 ①~⑤ 숫자를 표시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평가자들은 무기자차 제품의 발림성, 흡수력, 보습력, 백탁현상, 끈적임, 저자극성 등 6개 세부 항목에 대해 먼저 점수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하고, 각 제품의 전성분과 10㎖당 가격까지 감안해 최종 점수를 매겼다. 모든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점수를 냈다.
서준혁 원장은“피부 건강을 위해 자외선 차단제 사용은 필수”라며 “사용자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찾아 외출 30분 전, 외출 후 3시간마다 덧바르는 습관을 생활화하기를 권한다”고 귀띔했다. 최윤정씨는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 등이 물리적으로 자외선 차단을 해주는 게 무기자차”라며 “무기자차의 성분은 알레르기 반응이 거의 없지만 깨끗하게 씻기지 않으면 잔여물이 남을 수 있다. 세안을 꼼꼼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자주 쓰는 자외선차단제, 순한 성능과 가성비가 관건
1위는 ‘싸이닉 엔조이 세이프티 마일드 선크림’(4.5점)이었다. 싸이닉은 11번가 PB(자체브랜드)에서 시작해 올리브영, 쿠팡 등에서 유통되고 있는 스킨케어 브랜드다. 보습력, 저자극성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성능 위주로 따져보는 1차 평가와 성분·가성비를 두루 감안한 최종 평가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서준혁 원장은 “완전하게 무기자차라고 볼 수는 없겠으나 살리실레이트류의 유기자차 성분 함량이 낮게 포함돼 있었다”며 “성분, 가격을 종합했을 때 높은 점수를 가져간 제품”이라고 했다. 김정숙 교수는 “빠르게 쓱쓱 편리하게 바를 수 있는 제품은 아닌데도 꼼꼼하게 잘 바를 수 있고, 피부에 밀착이 잘 되는 데다 보습력이 좋다”며 “끈적임 없이 촉촉하고 주의 성분이랄 만 한 게 없어서 매일 사용해도 안전하게 쓸 수 있다. 가성비까지 좋은 게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2위는 ‘닥터지 그린 마일드 업 선 플러스’(4.0점)이었다. 끈적임, 저자극성, 흡수력, 전성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진영 원장은 “흡수가 빠르게 되지 않아서 잘 펴 발라야 하지만 흡수된 뒤에는 말끔하게 마무리되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윤정씨는 “순하고 촉촉한 무기자차라 사용감이 좋았다”며 “잘 펴 바르면 백탁현상도 거의 없고 가성비까지 좋아서 두루 추천할 만하다”고 했다.
3위는 ‘라운드랩 자작나무 무기자차 선크림’(2.5점)이었다. 이 제품은 전성분 평가, 저자극성, 끈적임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정숙 교수는 “지나치게 하얗게 들뜨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톤업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이라며 “바르고 난 뒤 끈적이지 않고 보송하게 유지되는 편이라 사용감이 좋지만 가성비가 아쉽다”고 평가했다. 고진영 원장은 “흡수가 더딘 느낌이라 완전하게 흡수된 뒤 피부화장을 하길 권한다”고 했다.
4위는 ‘셀퓨전씨 레이저 썬스크린’(2.25점)이었다. 고진영 원장은 “흡수가 빠른 편이라 얇고 가볍게 발라지며 적당히 톤업되고 보송하게 마무리된다”며 “매일 자주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높은 가성비도 고려했다”고 했다. 최윤정씨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가 포함돼 있어서 혼합자차에 가깝다”며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고 보습에는 좋지만 피부가 예민한 경우보다 건강한 분들이 사용하는 게 좋겠다”고 설명했다.
5위는 ‘달바 워터풀 마일드 선크림’(1.75점)이었다. 발림성, 흡수력, 백탁현상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1차 평가에서는 2위였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김정숙 교수는 “부드럽고 가볍게 발리고 피부의 촉촉함이 오래 유지되는 데다 끈적임이 없어서 사용감이 좋았다”면서도 “톤업 효과가 없고 시간이 지난 뒤 건조한 느낌이 있는 데다 가성비가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사용 후 윤기가 도는 피부 연출은 좋았다”(고진영), “눈시림이 있고 가격이 아쉽다”(최윤정)는 평가가 있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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