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왕이 아니다”…英, 대관식 앞두고 반군주제 단체 대표 체포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이 열린 6일(현지시간)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시위대가 ‘내 왕이 아니다’(Not My King)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연합뉴스

영국에서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을 앞두고 시위를 준비하던 반(反)군주제 시민단체 대표가 6일(현지시간)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반군주제 단체 ‘공화국’(Republic)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 등 6명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대관식이 거행되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인근 트래펄가 광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대관식 시작을 3시간 앞둔 때였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경찰이 스미스 대표를 체포했는지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미스 대표 등은 트래펄가 광장에서 ‘내 왕이 아니다(#NotMyKing)’라고 적힌 팻말과 복장, 반군주제 시위 참석자들을 위한 음료를 준비하던 중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날 시위엔 스웨덴·네덜란드·노르웨이 등 군주제 국가들의 공화제 지지 활동가 등 2000명가량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현지 경찰은 대관식 행사 보안을 위한 대규모 ‘황금 보주 작전(Operation Golden Orb)’을 펼친다며 이날 하루 1만 1000여 명의 경력을 치안 유지에 투입했다. 보주(寶珠·구체로 된 장식품)는 찰스 3세가 왕좌에 앉을 때 양손에 홀(笏·scepter)과 함께 드는 것을 일컫는다.

영국 경찰은 최근 트위터에서 “대관식 당일을 해치려는 이들에게 관용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3일엔 도로, 철도 등을 막는 시위대를 최장 12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내용의 공공질서법이 발효됐는데, 당초 발효 시기가 오는 6월 중순쯤으로 예상됐다는 점에서 대관식을 위해 일정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