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한 뒤 구토하면, 다음 날 속 편할까?

전종보 기자 2023. 5. 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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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를 숙취해소법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과음 후 습관적으로 구토를 하면 위산에 의해 식도가 손상될 위험이 높아진다.

이외에도 위와 식도 사이 근육이 느슨해지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지거나 천공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며, 구토로 인해 위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소화액이 계속 분비되면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드물게 구토 중 식도로 넘어간 이물질이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간 뒤 염증을 유발해 '흡입성 폐렴'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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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구토를 숙취해소법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음식물을 토해내면 술이 깨고 숙취 또한 덜하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과음한 다음날 속이 편하려면 구토한 뒤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안타깝지만 모두 과학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음주 후 습관적인 구토는 오히려 식도 손상을 비롯한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리 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체내로 들어온 독성 물질을 배출시킨다. 술을 많이 마신 뒤 구토를 하는 것도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과음을 하면 혈중 알코올과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만들어진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수치가 높아진다. 이때 몸에서 독성 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뇌의 구토중추를 자극하면 구역질을 하게 된다.

알코올이 위(胃)를 자극한 경우에도 구토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알코올로 인해 위와 십이지장 사이가 좁아지고 위 점막이 압박을 받으면 음식물이 위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압력에 의해 식도 쪽으로 역류한다.

과음 후 습관적으로 구토를 하면 위산에 의해 식도가 손상될 위험이 높아진다. 구토 과정에서 식도를 타고 넘어오는 위산에는 소화효소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소화효소는 강한 산성으로, 식도 점막 역시 자극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위와 식도 사이 근육이 느슨해지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지거나 천공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며, 구토로 인해 위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소화액이 계속 분비되면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억지로 토하는 습관은 치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토를 자주 하다보면 위산이 치아 표면을 덮고 있는 에나멜질을 부식시킬 수 있다. 드물게 구토 중 식도로 넘어간 이물질이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간 뒤 염증을 유발해 ‘흡입성 폐렴’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음주 후 구토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면 술과 함께 물, 과일 등을 섭취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알코올을 희석시키도록 한다. 안주를 많이 먹어 속이 안 좋다면 억지로 토하지 말고 보리차, 매실차 등을 마셔 속을 풀어주는 게 좋다.

한편, 지속·반복적인 과음 후 구토 증상은 알코올성 간경변 증상일 수도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간 조직에 염증이 생겨 간이 딱딱해진 것으로, 잦은 술자리로 인해 간이 손상되면 알코올 해독 능력이 떨어지고 알코올이 분해될 때 독성 물질이 더 많이 생성된다. 음주 후 습관적인 구토와 함께 손바닥이 붉어지거나 가슴에 거미줄 모양으로 혈관이 도드라져 보인다면 알코올성 간경변을 의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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