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70억 적자 하림펫푸드...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비결은 [신기방기 사업모델]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매출 36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대비 각각 28%, 233% 늘어난 수준이다. 휴먼그레이드 프리미엄 사료가 인기를 끈 덕분이라는 것이 하림펫푸드 측 설명이다.
하림펫푸드는 하림그룹이 2017년 4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반려동물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해피댄스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출범했다.
물론 시작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하림펫푸드는 2017년 4월 출범 후 출범 원년 매출 2억원, 영업적자 3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영업적자가 매년 70억원대에 달했다. 이랬던 회사가 매출 상승은 물론 흑자전환에도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시장에 접근한 이유는 주요 소비자인 반려가구가 더 이상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배급’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식사한다’는 개념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서였다. 따라서 사료 수준도 진짜 ‘음식(food)’을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하림펫푸드 경영진이 기자간담회 등 공개 석상에서 직접 ‘더리얼’을 시식해 더더욱 신뢰를 쌓았다.
일반인도 좋아하는 메뉴들이다. 하림펫푸드는 사람이 먹는 메뉴를 반려동물용으로도 만들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사람이 식사하는 시간에 반려동물이 보채거나 짖는 경우가 꽤 있다. 이때 ‘비슷한 음식 냄새가 나는 펫푸드를 먹이면 잠잠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만든 메뉴가 펫 전용 더리얼 유니자장면, 볼로네제, 아이스크림 등이다. 이들 제품은 사람이 먹는 것이라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의 맛과 겉모습을 자랑한다.
허준 하림펫푸드 대표는 “경험·가치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펫 사료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며 “ ‘저런 제품을 누가 살까’라고 한때 생각했지만 펫푸드가 ‘나의 가족’인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하는 즐거움과 시간을 제공하는 매개체로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강원 양양 지역에서 2016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 이름이다. 더불어 동강시스타리조트와 손잡고 애견 전용 콘도와 야외 노천탕 등으로 구성된 멍파크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제품이 하림펫푸드다. 하림펫푸드는 아예 멍파크 콘도 투숙객 전원에게 휴대용 사료, 간식 등이 담긴 해피댄스 키트를 제공해 화제가 됐다.
버거킹과 컬래버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하림펫푸드는 2021년 버거킹과의 협업, ‘리얼 독퍼’를 출시했다. 리얼 독퍼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 예를 들어 슈퍼푸드 귀리에 생소고기를 주 원료로 만들었다. 합성보존료를 사용하지 않은 데다 쿠키를 굽는 오븐베이크드 방식을 적용한 생소고기 비스킷으로 바삭한 식감도 살려 눈길을 끌었다.
이런 식의 화제성 높은 마케팅 활동 뒤에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녀 김주영 현 하림지주 이사의 공도 컸다. 김 이사는 2018년 하림펫푸드 브랜드본부장을 맡아 다양한 이색 마케팅으로 지금의 위상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를 통해 하림 펫푸드가 단순 사료 제조 업체를 넘어 반려동물을 위한 특별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었다는 대내외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림펫푸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최정상 프리미엄 펫푸드 브랜드로 더욱 육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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