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70억 적자 하림펫푸드...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비결은 [신기방기 사업모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진욱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3@mk.co.kr) 2023. 5. 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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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펫푸드 제공)
하림펫푸드가 출범 5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 반려동물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매출 36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대비 각각 28%, 233% 늘어난 수준이다. 휴먼그레이드 프리미엄 사료가 인기를 끈 덕분이라는 것이 하림펫푸드 측 설명이다.

하림펫푸드는 하림그룹이 2017년 4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반려동물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해피댄스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출범했다.

물론 시작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하림펫푸드는 2017년 4월 출범 후 출범 원년 매출 2억원, 영업적자 3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영업적자가 매년 70억원대에 달했다. 이랬던 회사가 매출 상승은 물론 흑자전환에도 성공한 것이다.

비결 1. 사람도 먹을 수 있다...휴머니제이션 사료
하림펫푸드는 지난 2017년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반려동물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해피댄스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그러면서 꺼내든 단어가 ‘휴머니제이션’이다.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식품 안전성과 품질을 높였다는 뜻이다.

이렇게 시장에 접근한 이유는 주요 소비자인 반려가구가 더 이상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배급’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식사한다’는 개념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서였다. 따라서 사료 수준도 진짜 ‘음식(food)’을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하림펫푸드 경영진이 기자간담회 등 공개 석상에서 직접 ‘더리얼’을 시식해 더더욱 신뢰를 쌓았다.

비결 2. 먹이는 재미를 더하다
(하림펫푸드 제공)
유니자장면, 볼로네제 파스타, 아이스크림.

일반인도 좋아하는 메뉴들이다. 하림펫푸드는 사람이 먹는 메뉴를 반려동물용으로도 만들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사람이 식사하는 시간에 반려동물이 보채거나 짖는 경우가 꽤 있다. 이때 ‘비슷한 음식 냄새가 나는 펫푸드를 먹이면 잠잠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만든 메뉴가 펫 전용 더리얼 유니자장면, 볼로네제, 아이스크림 등이다. 이들 제품은 사람이 먹는 것이라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의 맛과 겉모습을 자랑한다.

허준 하림펫푸드 대표는 “경험·가치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펫 사료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며 “ ‘저런 제품을 누가 살까’라고 한때 생각했지만 펫푸드가 ‘나의 가족’인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하는 즐거움과 시간을 제공하는 매개체로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비결3. 이색 컬래버로 주목도 높여
멍비치.

강원 양양 지역에서 2016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 이름이다. 더불어 동강시스타리조트와 손잡고 애견 전용 콘도와 야외 노천탕 등으로 구성된 멍파크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제품이 하림펫푸드다. 하림펫푸드는 아예 멍파크 콘도 투숙객 전원에게 휴대용 사료, 간식 등이 담긴 해피댄스 키트를 제공해 화제가 됐다.

버거킹과 컬래버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하림펫푸드는 2021년 버거킹과의 협업, ‘리얼 독퍼’를 출시했다. 리얼 독퍼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 예를 들어 슈퍼푸드 귀리에 생소고기를 주 원료로 만들었다. 합성보존료를 사용하지 않은 데다 쿠키를 굽는 오븐베이크드 방식을 적용한 생소고기 비스킷으로 바삭한 식감도 살려 눈길을 끌었다.

(하림펫푸드, 버거킹 제공)
하림그룹 산하 ‘더미식’ 브랜드와도 협업,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는 자장면 등을 파는 ‘개슐랭’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런 식의 화제성 높은 마케팅 활동 뒤에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녀 김주영 현 하림지주 이사의 공도 컸다. 김 이사는 2018년 하림펫푸드 브랜드본부장을 맡아 다양한 이색 마케팅으로 지금의 위상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를 통해 하림 펫푸드가 단순 사료 제조 업체를 넘어 반려동물을 위한 특별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었다는 대내외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림펫푸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최정상 프리미엄 펫푸드 브랜드로 더욱 육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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