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유시’ 이민형 “MSI, 눈물 쏟을 정도로 진심 다하고파” [MSI]
“적당히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되는 대회인 것 같다. 도전자의 마음으로 잘 다녀오겠다.”
T1의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은 5일 오전 ‘2023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출전을 위해 찾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T1 선수단은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브래킷 스테이지(8강)부터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MSI는 LoL e스포츠 지역별 리그에서 출전권을 따낸 13개 팀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붙는 국제대회다. T1은 리그 2위까지 출전권이 주어지는 대회 규정에 따라 한국 지역 2시드로 대회에 임한다.
이민형이 대회를 앞두고 부담감을 토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강한 자기 확신과 자신감이 특징인 선수다. 2021년 데뷔 후 매 대회마다 주저 없이 T1을 우승 후보로 꼽곤 했다.
이민형은 “4연속 준우승을 해서 부담감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는 ‘잘할 수 있다’, ‘우승을 할 거다’ 이런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T1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MSI 준우승 이후 3개 대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올해 스프링 시즌엔 정규리그를 17승 1패, 압도적인 성적으로 마치고도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젠지e스포츠(젠지)에 무릎을 꿇었다.
T1에겐 이번 대회가 거듭된 준우승과 스프링 시즌의 아쉬움을 달랠 좋은 기회다.
이민형은 “준우승을 많이 하면서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 또 많이 변해야 된다고도 생각한다. 남긴 게 분명 많은데도 준우승을 하면 후회가 남는 건 똑같은 것 같더라. 이번에야 말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스프링 시즌 당시에도 결승전뿐만 아니라 중간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미흡했다”며 “이번 대회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MSI는 대회 방식이 대폭 변경됐다. 브래킷 스테이지는 승자조와 패자조로 나뉘는 5전제의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기간에 다전제가 수차례 펼쳐지는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이민형은 “일정이 빠듯하다”면서 “컨디션 관리를 잘하는 팀이 유리할 거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시차적응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어제부터 런던 시간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전했다.
이민형은 대회에서 경계되는 팀으로 젠지와 중국 프로리그(LPL)의 징동 게이밍을 꼽았다. 징동은 지난해 리그를 주름잡은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이 몸을 담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평소 박재혁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던 이민형은 “LPL에 가서 스타일이 바뀌었을지, 실력은 어떨지 궁금하다. 맞붙어서 이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형은 13.8 패치로 진행되는 MSI 메타에 대해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내가 현재 대회에서 나오고 있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에 대한 숙련도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있다. 원거리 딜러 캐리 메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민형은 앞서 개인방송에서 ‘MSI 우승 여부를 떠나 눈물을 흘려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간 참가한 대회에서 기쁨이나, 아쉬움의 눈물을 보인 적이 없다. 이민형은 “그동안 패배든 승리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면 이번에는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이번에야말로 정말 우승을 하고 싶은 그런 욕심이 조금 생기는 것 같다. 조금 더 많은 감정을 이번 대회에 쓰고 싶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다. 진심을 다해서 임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작년 MSI에서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엔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원거리 딜러 캐리 메타가 온다면 팀을 캐리하는 그런 느낌의 ‘구마유시’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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