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상습아동학대' 20대 父 "제가 키워야"… 2심서 감형

4세 아이를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병원 신세까지 지게 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20대 친부가 2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3월14일 [서초동 법썰]'4세 상습아동학대' 父 "제가 키워야" 선처호소 기사 참조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이지영 김슬기)는 아동학대중상해 및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김모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수강, 아동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였다.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회복한 아이가 건강을 회복했고, 젊은 나이의 김씨도 양육에 서툴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한 판단이었다. 김씨가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친족들이 아이의 올바른 양육·부양을 지원하기로 한 상황도 고려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서울 강동구 주거지에서 4세 아이를 집에서 양육하다가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아내와 양육방식 차이로 갈등을 겪던 김씨는 일자리까지 구해지지 않자 아이에게 분풀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밥을 늦게 먹는다'고 엎드려뻗쳐를 시키거나 장난감으로 폭행했다. '큰 소리가 나면 학대 신고가 들어올 수 있다'고 아이를 방에 데려가 체벌했고, 모자를 씌워 상처를 가리기도 했다.

아이는 자면서 헛소리를 하고 신장에 이상이 생기는 등 건강이 악화했다. 아내가 의식불명에 빠진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하자, 김씨는 아동학대 신고를 걱정해 이를 막아서기까지 했다. 인터넷에 '아동학대범죄 처벌'을 검색하는 등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아이는 마지막 학대로부터 만 하루 이상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1심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친부인 피고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학대당하며 겪었을 아이의 공포와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며 "김씨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의 만성질환 진행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높다고 하고, 정신적 외상도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 측은 "아내와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김씨와 김씨의 모친이 아이의 피해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번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현재 아동보호시설에 머무르고 있는 아이는 향후 관련 재판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