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헌 "잘 풀리지 않았던 30대, 긴 슬럼프…신을 원망했다"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강경헌이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KBS 2TV '오아시스'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꿈과 우정 그리고 인생의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을 내던진 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지난달 25일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9.7%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강경헌은 극중 입양한 아들 최철웅(추영우 분)만 바라보는 강여진을 연기했다. 남편이 죽고 가세가 기울자 첫사랑 황충성(전노민)을 속이고 재혼해 자신의 욕망을 끊임없이 채우는 인물. 끝없는 거짓말로 철웅의 친부 이중호(김명수)를 죽게 하고 친형제인 이두학(장동윤)의 목숨까지 위협하다 파멸을 맞는 캐릭터를 실감 나게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강경헌은 1996년 KBS 슈퍼탤런트선발대회 포토제닉상을 수상하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 데뷔 28년 차가 된 그는 긴 공백기 없이 꾸준히 작품을 해오고 있는 연기 동력에 대해 "한 해도 쉬지 않은 것 같지만 우리 일이라는 게 몰아서 했다가 한꺼번에 공개되기도 하고 들쭉날쭉하다. 또 들어가기로 했다가 못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며 "배우에게는 쉬는 몇개월이 휴가가 아니라 기다려야 하는 불안하고 힘든 기간인데 저는 그럴 때마다 굉장히 갈증이 났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실제로 길게는 1년을 쉬었던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어디 일만 들어와 봐,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 주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매번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사소한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는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슬럼프를 겪으며 힘들었던 시기에는 한없이 부정적이었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강경헌은 "96년도에 슈퍼 탤런트가 됐을 때 굉장히 떠들썩했다. 연기를 신나게 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역할이 많이 안 들어왔다. 또 서른이 되면 더 잘하고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내가 생각한 위치에 없는 나를 보며 불안했다. 당시에는 암흑기처럼 다크했다.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을 주지 말든가, 아니면 탤런트가 되지 않게 하든가, 막상 사람을 원망하지는 못해서 괜히 신을 원망했다. 나를 이지경에 빠뜨린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마음공부를 했고 덕분에 성숙해졌다. 이제는 어떤 상황이 와도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 당시에 제게 좋은 말을 해주신 분이 '경헌 씨가 배우이든, 단역이든, 톱스타든 어떤 곳에 놓여있든 똑같이 소중한 사람이에요'라고 했다. 다 아는 이야기인데 당시에 그 말이 크게 다가왔다. 내 마음이 편해진 후에 사람을 보게 되니까 행복한 일이 더 많아지더라. 마음이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SBS '불타는 청춘'을 비롯해 최근 '돌싱포맨' 게스트 출연까지 예능에서 보이는 모습들이 '강경헌 그 자체'라고 했다.
강경헌은 "예능에서의 모습이 그냥 저다. 좋은 걸 보면 남들보다 더 좋다고 한다. 그래서 악역을 하더라도 금방 회복이 되는 것 같다. '돌싱포맨'에 나갔는데 (김)준호가 저랑 대학교 동기다. 저희과 동기들 중에 아직까지 활동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은데 보고 싶었는지 저랑 (유)지태를 불렀더라. 초대해 줘서 너무 재밌고 감사한 마음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악역이 아닌 자신과 비슷한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강경헌은 "나하고 비슷한 역할을 하면 신나지 않을까"라며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꼭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역할도 보면 속에 다른 감정들을 숨기고 계산을 하면서 연기하지 않았나. 아무리 연기지만 감정 소모가 심하다 보니 마음이 힘들어질 때가 있다. 마치 체력장을 한 것처럼 무거운 마음에도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 번쯤은 옳든 아니든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맑고 사랑이 많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끝으로 강경헌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이로웠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귀한 시간을 내서 작품을 봐주는 만큼 시청자들에게 준비가 안 된 모습으로 불편함을 주고 싶지 않다. 내 작품을 보는 이 시간이 아깝지 않았고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 인간 강경헌 역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길 바란다. 부족하지만 함께 일하는 친구들을 존중하고 사랑해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고 밝히며 웃음을 지었다.
사진 = 소속사 제공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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