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껴안고 지냈다” ‘방과 후 전쟁활동’ 최문희가 그려낸 걸크러시 [IS인터뷰]
유지희 2023. 5. 6. 09:01
“쉬는 시간에도 옆에 총을 껴안고 있었어요. 안정감이 없으면 총구가 흔들리기 때문에 단지 총을 잡고 있는 신이라도 허술하게 보이지 않으려 무척 신경썼죠.”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한 배우 최문희가 캐릭터를 만들어간 과정을 전했다. 최문희는 드라마에서 총을 든 액션을 선보이면서 작품의 장르적 쾌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나 캐릭터 구축 방법과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메가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아포칼립스(종말) 상황에 내던져진 평범한 성진고 3학년 2반 학생들의 이야기다. 최문희가 연기한 캐릭터는 냉철한 사격 실력을 선보이며 사격 에이스로 활약하는 이나라다. 학원물인 동시에 크리처물, SF물인 드라마에서 이나라는 지구를 공격하는 괴생명체 ‘구체’를 무찌르는 모습을 걸크러시 면모로 그려냈다.
최문희는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액션스쿨을 다니며 총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쏴야 할지, 주워야 하는지 배웠다. 시선처리도 배웠다”며 “굉장히 총을 잘 쏴야 하니까 쉬는 시간마다 옆에 총을 두거나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에게 계속 여쭤봤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의 고충(?)을 겪었던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촬영 전 제작진이 나눠준 장난감 총이 있었는데 액션스쿨에 가려고 대중교통을 타면 괜히 엄청 긴장되더라고요. 장난감 총이지만 혹시 오해를 살까봐요. 더구나 요즘 놀랄 만한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잖아요. 어느 날은 총이 가방에 다 담기지 않고 조금 밖으로 나와서 놀랐던 적도 있어요.”
최문희는 촬영 후 CG로 처리된 ‘구체’를 상대로 연기할 때 거의 상상력으로 표현해냈다고 밝혔다. “정말 상상력이 많이 필요했다. 제작진이 ‘구체’가 있는 것처럼 소품도 디테일하게 준비해줬지만 어쩔 수 없이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며 “CG로 구현될 구체 모형을 계속 기억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액션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고도 밝혔다. “몸으로 하는 건 모두 좋아한다. 그래서 여러 운동을 배웠는데 태권도도 해봤고 육상도 했었다”며 “아무래도 연습생으로 오랫동안 춤을 췄다 보니까 익숙한 것도 크다”고 말했다.
최문희는 지난 2015년 그룹 마이비 멤버로 데뷔했으나 이듬해 그룹이 해체돼 배우로 전향했고, 이후 ‘기적소녀’(2019), ‘어쩌다 가족’(2021), ‘멀리서 보면 푸른 봄’(2021) 등 여러 작품에 참여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을 통해선 첫 액션신을 연기했을 뿐 아니라, 처음으로 20여 명에 가까운 동년배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렇게 많은 또래 배우들과 연기해본 경험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함께 즐기면서 연기했어요. 감독님이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내도 된다 하셔서 아이들과 함께 많은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이런 저런 아이디어도 만들어갔는데 그 과정이 무척 유쾌하고 재밌었어요. 서로 감정 신이 있을 땐 집중할 수 있게 계속 도와주면서 전우애처럼 연기한 것 같아요.”
‘방과 후 전쟁활동’은 앞서 유럽 최대 드라마 시상식으로 알려진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에 초청됐다. 파트1이 공개된 후엔 역대 티빙 작품 중 유료가입기여지수 1위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 지난 4일 아시아 최대 OTT 플랫폼 Viu(뷰)에 따르면 파트1에 이어 파트2가 공개된 지 일주일의 기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모두 톱5에 올랐다.
최문희도 글로벌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처음엔 SNS 팔로어 수가 80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2만명에 가깝다”며 “많은 해외 팬들이 작품에 대해 얘기해주고 응원해주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웃었다.
최문희는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다수의 액션 신을 선보이면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무엇보다 극중 감정 변화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고 시크하게 총구를 겨누는 모습은 캐릭터의 매력을 높이 끌어올렸다.
“드라마가 공개되고 나서 ‘평소 내가 알던 최문희가 아니다’라는 평가를 들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기존에 제가 연기했던 모습이 아니라 뭔가 이것도 할 수 있다고 보여준 것 같았어요. 나라는 털털하고 조용한 편인데 저도 사실 나라처럼 단순한 면모가 있어요. 이것뿐 아니라 나라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 제 안에도 있었고 이를 끄집어 내서 표현하려 노력했어요.”
최문희는 모든 배우의 바람처럼, ‘방과 후 전쟁활동’ 이후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고 가치관을 전했다.
“지금은 최문희는 어떤 배우인지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정체성을 만들어가겠지만 동시에, 저를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맡은 역할을 소중히 여기고 노력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전해질 수 있게 언제나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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