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노르웨이 부자들 "세금 내느니, 떠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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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스위스로 이주한 투자자 콜스타드는 노르웨이 방송 TV 2와의 인터뷰에서 "이주를 원하진 않았지만, 세율 인상과 현 정부의 규정 강화로 인해 책임 있는 기업가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올레 젬스 온스타드 노르웨이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업가의 해외 이전 홍수는 충격적"이라며 "일부 정치인들이 부유층의 이주를 비난하고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노르웨이 최고의 투자자들이 떠나는 걸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노르웨이에는 자해의 전통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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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부유층, 세율 낮은 스위스로 이주
편집자주 -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널리 알려진 투자 격언 중 하나입니다. 슈퍼리치의 눈과 입에 주목하면 돈의 방향이 보입니다. 전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들의 투자 트렌드, 말, 관심사, 동향 등 흥미를 끌만한 모든 것을 전합니다. 지금은 월급쟁이지만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투자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소식도 배달합니다. 생생한 글로벌 투자 뉴스를 담은 슈퍼리치 코너를 주목해 주세요.
노르웨이 부자들이 정부의 부유세 인상에 반발해 자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스위스 등 세율이 낮은 국가로 거처를 아예 옮겨버리면서, 노르웨이 정부는 상당한 세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6일 노르웨이 현지 언론인 다겐스 내링슬리브에 따르면 2022년 노르웨이를 떠난 억만장자나 수백만장자(자산 수십억 원 이상) 수는 3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3년간 노르웨이를 떠난 부유층 수 보다 많다.
어부 출신 산업 재벌로 자산 196억 크로네(약 2조4210억 원)를 보유한 슈퍼리치 셸 잉게 뢰케는 스위스 루가노로 이주했다. 부동산과 연어 양식장에 투자해 15억 크로네(약 1850억 원)의 자산을 일군 부호 토르드 율랜드 콜스타드는 노르웨이 북부 도되에서 스위스 루체른으로 거처를 옮겼다.
부유층의 노르웨이 탈출을 떠민 건 정부다. 노르웨이 정부가 지난해 부유세 최고세율을 종전 1.0%에서 1.1%로 인상하면서 부자들이 해외로 이주한 것이다. 그동안 노르웨이 정부는 자산이 개인 기준 170만 크로네(약 2억1000만 원), 부부 기준 340만 크로네(약 4억2000만 원)를 초과하면 총 1.0%의 부유세를 부과해 왔다(지방세 0.7%, 국세 0.3%).
그런데 중도 좌파 정부가 출범하면서 부유세를 개편해 기존 세제에 더해 지난해 11월부터는 개인 자산이 2000만 크로네(약 24억7000만 원), 부부 자산이 4000만 크로네(약 49억4000만 원)를 넘는 구간을 신설하고, 이 경우에는 국세를 0.1%포인트 올려 총 1.1%(지방세 0.7%, 국세 0.4%)의 부유세를 걷는 안을 시행 중이다.
스위스로 이주한 투자자 콜스타드는 노르웨이 방송 TV 2와의 인터뷰에서 "이주를 원하진 않았지만, 세율 인상과 현 정부의 규정 강화로 인해 책임 있는 기업가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부유세 인상으로 600만 크로네(약 7억4000만 원) 이상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데, 세금 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로부터 1000만 크로네(약 12억4000만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불행하게도 이게 오늘날 조세 정책의 현실"이라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길 원하면서 기업에 비용을 부과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는 쪽이 아닌 해외 이주를 택하면서 노르웨이 정부도 탄탄한 세수 기반을 잃게 됐다.
현지 언론은 노르웨이 네 번째 부자인 셸 잉게 뢰케가 스위스로 이주하면서 정부가 연간 1억7500만 크로네(약 216억 원)의 세수를 잃게 될 걸로 봤다. 뢰케는 지난해 개인 자격으로 스위스 정부에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인물로, 2008년부터 그가 납부한 세금만 15억 크로네(약 1853억 원)로 추산된다. 노르웨이 경영대학원은 본국을 떠난 부호들의 자산이 최소 6000억 크로네(약 74조10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돈으로 70조 원이 넘는 자산에 대해 거둬 왔던 세수가 사라진 것이다.
올레 젬스 온스타드 노르웨이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업가의 해외 이전 홍수는 충격적"이라며 "일부 정치인들이 부유층의 이주를 비난하고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노르웨이 최고의 투자자들이 떠나는 걸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노르웨이에는 자해의 전통이 없다"고 비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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