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거쳐 전당대회…친정 체제의 명과 암 [尹, 새로운 국민의 나라 ④]
'윤핵관' 통해 당 권력 손에 쥔 尹
'당은 안정' '민심 불안정' 딜레마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날은 지난 2021년 7월 30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날은 같은 해 11월 5일이다. 윤 대통령이 입당 후 2022년 3월 대통령 당선까지 걸린 시간은 약 7개월에 불과하다.
윤 대통령은 본래 정치인을 꿈꿨던 사람이 아니었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문재인정부에 각을 세우면 세울수록 민심(民心)이 '대권주자 윤석열'을 원했다. 민심에 의해 당에 기반이 전무한 '외부인' 상태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 대통령은 빠르게 당을 장악할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이다.
윤 대통령의 소통창구를 소수의 윤핵관이 차지하면서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명확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핵관정치'를 통해 당 권력을 손에 쥐었다고도 볼 수 있다. 당에는 윤핵관을 넘어 '친윤(親尹)'계 의원들이 넘쳐났다. 지난해 12월에는 당 소속의원 115명 중 71명이 참여한 친윤계 의원 공부모임인 '국민공감'이 출범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혹은 친윤계의 눈엣가시는 이준석 전 대표였다. 이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두 번의 '가출' 사태를 일으켰고, 그때마다 '대선주자 윤석열'의 지지율은 흔들렸다.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따라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표와 갈등을 여러 번 봉합하고 간신히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윤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눈 문자메시지 대화에 의하면 이 전 대표는 '내부총질이나 하는 당대표'였다.
지난해 7월부터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이준석 축출 작업'이 시작됐고, 두 번의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김기현 당대표 만들기'가 올해 3월 완성됐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 당원권 정지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사퇴 △최고위원 릴레이 사퇴 △주호영 1기 비대위 △이준석 가처분 신청과 주호영 1기 비대위 붕괴 △정진석 2기 비대위 등 지난해 내내 혼란한 상황을 겪었다.
지난해 9월부터 친윤계 '맏형'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당을 진두지휘하면서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당정일체' 모습이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통령을 향해 비판하는 사람들이 없어졌으니 당은 안정됐지만, 친윤계가 득세하고 당에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이준석 전 대표 후임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과도기 체제로 요약할 수 있다. 차기 당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이라는 막대한 권력을 손에 갖게 된다. '진흙탕 전당대회'라는 예견된 수순과 함께 우여곡절 끝 '3·8 전당대회'가 치러지기로 결정됐다.
정진석 비대위는 전대 경선 룰을 사상 초유의 '당원 100% 투표'와 '결선 투표제 도입'으로 변경했다. '유승민·안철수' 등 당심보다 민심에 강한 당대표 후보군에게는 불리할 것이라는 뒷말이 나왔다.
3·8 전당대회에서 장제원 의원을 필두로 한 친윤계는 김기현 당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김 대표는 '윤심' 후보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전국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없는 김 대표는 '인지도'가 낮다는 약점이 있었다.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 연대'로 초반 승기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던 권성동 의원이 출마를 접었다. 투톱 '권성동·장제원' 불화설 등 윤핵관 분화가 구체화한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김 대표를 당대표로 만드는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나서 '안철수·나경원 축출'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종용하는 친윤계가 주도한 '초선 연판장'은 당내에서 오랫동안 회자됐다.
윤심 후보인 김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되면서, 윤 대통령은 완벽히 당을 장악하게 됐다. 최고위원 5명도 모두 친윤계에 가까운 이들이 당선됐다. 여기에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에도 '윤핵관' 이철규 의원이 임명되는 등 주요 당직을 모두 친윤계가 차지했다. 원내대표까지 '윤석열 대선캠프 상황실장'을 맡은 친윤 윤재옥 의원으로 당선됐다.
오는 5월 10일 취임 1주년을 앞둔 윤 대통령은 '당정일체'를 완성했다. 지난 2일 용산 야외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남은 4년 당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나가자"며 원팀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준석→안철수→나경원' 축출 등 친윤계가 당을 장악하면 장악할수록,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 여론은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당은 안정됐지만, 민심은 불안정한 딜레마 상태를 보이고 있다. 윤심을 바탕으로 당대표에 어렵게 당선된 김 대표 역시, 지도부를 완벽하게 이끌지 못하며 리더십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진정한 정권교체 기회로 보고 있다. 여소야대 속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허락'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식물 상태에 놓여있다. 만약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야 당정일체는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30% 초중반에 갇혀 있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최소 40% 초반까지 올려야 윤 대통령 얼굴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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