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아이들 돌본 어린이집 교사, 3명 살리고 떠났다

사로 심장·간장·신장 기증

어린이날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갑작스럽게 뇌사 상태에 빠진 40대 어린이집 교사가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6일 중앙대병원에서 김미경(42)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간장, 신장을 기증했다고 4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15일 자택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기증자 고(故) 김미경씨의 생전 모습. /사진출처=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 씨가 하루라도 더 살아 숨 쉬길 바랐지만, 그가 장기 기증을 통해서라도 이 세상에 남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는 게 가족들의 설명이다.

경기도 광명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난 김 씨는 20년 넘게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모습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평소 활발한 성격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김 씨는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면서도 바쁜 부모님을 도와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조카도 직접 키운 든든한 딸이자 누나였다.

김 씨의 어머니 김순임 씨는 "엄마가 우리 딸 고생만 시킨 것 같아서 미안하고, 늘 가슴 속에 품고 살게. 천국에 가 있으면 따라갈 테니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아이의 순수한 동심을 닮은 기증자 김미경 님의 따뜻한 나눔의 마음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희망의 씨앗이 돼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