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 찬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광주·전남 폭우피해 속출
어린이날 퍼부은 폭우로 인해 광주와 전남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계속됐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기준 시간당 39㎜의 비가 내린 광산구 일원에서 시설물 침수와 도로 물 고임이 이어졌다.
지하철 1호선 공항역에서는 대합실에 흙탕물이 들이차면서 오후 4시 42분부터 1시간 10분가량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소방 당국의 배수 지원을 받아 현장을 수습했다.
공사는 역사 외부의 승강기 신설 현장에서 약 200t의 빗물이 유입돼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배수로 설치를 진행 중이다.
광산구 시가지에서는 신가동 저지대 도로에 빗물이 발목 높이 정도까지 고였다는 민원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담당 자치구가 이물질로 막힌 배수로를 긴급 점검했다.
전남에서는 농업 분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고흥군 포두면·남양면, 강진군 마량면, 보성군 웅치면 등지에서 모내기를 끝낸 논 약 175㏊가 빗물에 잠겼다.
장흥군 대덕읍, 보성군 조성면·득량면, 강진군 신전면·도암면 등지의 밀과 보리 경작지 약 525㏊에서는 작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도는 피해 규모와 면적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부터 내린 비는 오후 6시 기준 장흥 관산 318.5㎜, 해남 북일 317.5㎜, 고흥 나로도 305㎜, 보성 251.8㎜, 강진 212.5㎜, 완도 208㎜, 장흥 182.1㎜, 여수 180.8㎜, 해남 180.1㎜, 목포 105.3㎜, 광주 109.8㎜ 등 누적 강수량을 보인다.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은 6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이번 폭우는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됐다.
이틀간 268.5㎜의 비가 내린 완도 보길도에서는 섬마을 식수원인 부황제의 저수율이 100%에 도달했다.
완도군은 보길도 등 섬마을에서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제한 급수를 순차적으로 해제할 예정이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가 넘는 강한 비가 내리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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