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워싱턴 선언? 우린 더 강한 핵·미사일 개발"
북한이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담은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고조되는 비난과 조소, 심각한 우려를 몰아온 괴뢰 역도의 구걸행각'이라는 제목의 5번째 연재물을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1일부터 닷새 연속 같은 제목으로 해외 및 남측 언론을 인용하며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는 내용을 싣고 있다.
이날 통신은 중국 매체를 인용해 "미국은 일본, 남조선과 '남방 3각'을 형성하려 한다"며 "동북아에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유지된다면 앞으로 대결 위험성이 조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한미가 확장억제를 강화할수록 북한은 더 큰 도발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통신은 "미국 핵무기가 남조선을 들락날락하면 북이 기가 죽어 물러설까, 아니면 더 강력한 핵·미사일을 개발할까"라고 물으며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를 늘리면 무기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북이 핵·미사일을 사용하지 않게 하려면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어야지, 미국·남조선 연합훈련을 증강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걸까"라고 따졌다.
방어적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미국에 북한의 핵 보유 및 체제 인정을 요구하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농업 근로자들이 지난 4일 모임을 열어 한미를 비난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모임에서 연설자들은 "미제와 괴뢰 패당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대시 책동을 지속할수록, 핵전쟁 열에 들뜰수록 최후 파멸을 촉진하는 비극적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침략과 전쟁의 괴수 미제와 사대 매국의 무리 역적패당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세기를 이어오는 반미·대남 대결전을 총결산하고야 말 영웅 인민의 멸적 투지와 필승의 신심은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일 청년학생 집회에서 한미 정상을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을 여는 등 주민을 대상으로 워싱턴 선언과 한미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며 결속을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워싱턴 선언은 지난 4월 26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선언문이다. ▶차관보급 한미핵협의그룹(NCG)의 신설 ▶실제 핵무기를 탑재한 핵잠수함(SSBN) 등 전략자산 정기적 한반도 전개 ▶대한민국의 핵확산금지조약, 한미 원자력 협정 준수 의지 재천명 및 명문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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