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 먹고 달아난 '오삼이' 충북 영동 또 출현…"만나면 피하라"

현예슬 2023. 5. 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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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반달가슴곰 '오삼이'(코드번호 KM-53). 오삼이는 국립공원공단이 부여한 코드번호에서 따온 이름이다. 연합뉴스


지리산서 태어난 뒤 서식지에 머무르지 않고 한반도 중남부를 떠돌아다니는 반달가슴곰 '오삼이'(코드번호 KM-53)가 충북 영동에 또 나타났다.

영동군은 지난 4일 오전 8시 50분쯤 상촌면 물한리 민주지산 부근에 오삼이가 출몰했다고 5일 밝혔다.

2020년 6월과 이듬해 6월에 이어 3번째 출몰이다. 지난해 6월에는 바로 옆 마을인 옥천군 청산면 명티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오삼이는 2015년 1월 태어나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수컷으로, 오삼이라는 이름은 국립공원공단이 부여한 코드번호에서 따왔다.

2017년 두 차례나 지리산을 벗어나 회수된 바 있고, 이듬해 5월 대전∼통영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부근서 고속버스에 부딪혀 왼쪽 앞발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치료 후 2018년 8월 경북 김천의 수도산에 재방사됐다.

이후에도 오삼이는 수도산에 머물지 않고 가야산(경남 합천), 덕유산(전북 무주), 민주지산(충북 영동)을 계속 옮겨 다니고 있다.

2020년 6월에는 영동읍 화산2리에 나타나 양봉용 벌통 4개를 부수고 꿀을 먹어 치운 일도 있다.

이 곰을 추적 중인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관계자는 "오삼이는 한창 호기심 많던 두살 무렵 지리산을 벗어나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경남북과 전북, 충북 남부 일원까지 서식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생 곰은 계절이나 먹이, 번식 등을 위해 이동하는데 오삼이의 경우 다른 개체보다 활동반경이 크다"며 "오삼이가 사람을 기피하도록 훈련됐고, 24시간 위치 추적하는 만큼 사람과 접촉할 일은 없겠지만 혹시 마주치면 뒷걸음질로 자리를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영동군은 읍·면 사무소를 통해 오삼이 출몰 소식을 전하고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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