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오픈AI “130조 투자 유치하겠다”... 생성AI ‘돈 싸움’ 시작되나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이 본격적인 ‘쩐의 전쟁’에 돌입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영업 손실에, 130조원대 자금 조달에 나선다. 쩐의 전쟁을 버틴 소수가 미래 시장을 완전히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무슨 일이야
오픈AI가 지난해 매출 2800만 달러(약372억)에 손실 5억4000만 달러(7171억원)를 기록했다고,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챗GPT를 개발·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오픈AI의 손실 규모는 2배로 증가했다. 오픈AI 샘 알트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내부에 “인공 일반 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해서 수년 내에 1000억 달러(약 133조원) 자금을 조달해오겠다”고 밝혔다고도 한다. AGI란 현재 AI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 수준의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오픈AI는 지난 2월 챗GPT 유료 서비스를 출시했다. 3월부터는 기업용 API를 판매하고 있고, 소셜미디어 스냅과 금융사 모건스탠리 등이 고객에 추가됐다. 테크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이를 통해 올해 2억 달러(약 27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본다. 그런데도 비용이 엄청나 운영할수록 손실이 난다는 얘기.
어디에 돈 드나
① 컴퓨팅 비용: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2020년 구글에 클라우드 비용으로만 7500만달러(약 1000억원)을 지불했다. 그 이후 오픈AI의 클라우드 사용량은 폭증했다. 현재는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 AI에 클라우드 애저를 제공하는 걸 감안해도, 챗GPT와 그 후속작을 개발·운영하는 데 드는 컴퓨팅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대와 텍사스대 연구진은, 챗GPT와 사용자가 질문 25~50개를 주고받으며 대화 1회를 하는 데에 냉각수 물 500㎖가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② 인재 유치: 오픈AI는 구글·메타·애플·아마존 등에서 일하던 AI 개발자 등 고급 인력을 다수 영입하고 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2월 “오픈AI가 59명의 구글 직원과 34명의 메타 직원을 데려오는 등, 빅테크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의 몸값을 감안하면 인재 영입에도 엄청난 비용을 쓰고 있다는 것.
③ 학습 데이터셋= 챗GPT의 최대 단점은 제한된 학습. 오류 있는 자료나 잘못 분류된 데이터를 AI가 학습할 위험이 있는 데다, AI 스스로 엉뚱한 답변을 지어서 내놓는 이른바 ‘할루시네이션’(환각. AI가 틀린 답변을 맞는 말처럼 제시하는 현상)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려면 출처가 분명한, 양질의, 최신 내용의 데이터를 학습하며 AI 모델을 지속 개발해야 하는데, 비용 지출이 필요하다.
이게 왜 중요해
당분간은 AI 개발로 돈 버는 속도보다 돈 쓰는 속도가 빠른 것이 현실이다. 이는 곧 생성 AI의 기술과 사업모델을 고도화할 때까지, 이 경쟁이 철저히 자본 싸움이 될 거라는 의미다.
외신에 따르면 샘 알트만 CEO는 최근 사내에서 “오픈AI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자본 집약적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미 MS로부터 100억 달러(12조 3000억원) 투자를 약정받은 오픈 AI가 또다시 1000억 달러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배경이다.
디인포메이션은 “신생 기업이 오픈 AI를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마크 저커버그의 하버드 기숙사에서 시작한 메타 등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는 스타트업”이라고 평했다. 앞서 지난 2월 알트만은 미 테크 전문 팟캐스트에 출연해 구글을 “무기력한 검색 독점”으로 지칭한 바 있으나, 오픈AI는 자본을 집약해 생성AI를 독점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으냐는 것.
오픈AI가 대규모 자본 투자를 바탕으로 독점 업체로 떠오를 가능성이 부각되자, 견제도 빨라졌다. 대표적인 게 AI 학습용 데이터에 대한 제값 받기 움직임이다.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트위터 데이터를 이용해 불법으로 AI를 훈련했다며 “소송할 시간”이라고 했다. 오픈AI가 로이터·뉴욕타임스·가디언·BBC·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기사를 참고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 WSJ는 소송을 검토 중이며, 북미 언론사 단체도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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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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