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사망 사건 가해자가 현장에…MBC “계약 해지”

이강민 2023. 5. 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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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배우 자매를 죽음으로 내몬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MBC 방영 예정 드라마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장씨는 영상에서 "단역배우 자매를 극단적 선택하게 만든 가해자 중 한 명이 다시 MBC 드라마 단역배우 캐스팅으로 일한다고 한다"며 드라마 시청 불매 운동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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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피해자 어머니 장연록씨가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올린 영상. 유튜브 장연록 캡처


단역배우 자매를 죽음으로 내몬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MBC 방영 예정 드라마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자는 해당 남성의 현장 접근을 금지하고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드라마 ‘연인’ 제작진은 4일 MBC 시청자소통센터 홈페이지에 공식 입장문을 올리고 “현재 ‘연인’ 제작에 논란이 된 인원이 일부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는 시청자의 의견과 우려를 감안해 1차적으로 해당자의 제작 현장 접근을 금지하도록 조치한 데 이어, 혹시 모를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해당 업체와 계약도 즉시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MBC 시청자소통센터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사실은 숨진 자매의 어머니 장모씨가 지난 3일 본인의 유튜브에 관련 내용을 폭로하며 알려졌다.

장씨는 영상에서 “단역배우 자매를 극단적 선택하게 만든 가해자 중 한 명이 다시 MBC 드라마 단역배우 캐스팅으로 일한다고 한다”며 드라마 시청 불매 운동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시청자소통센터 게시판에 이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장씨의 첫째 딸은 2004년 동생의 권유로 드라마 보조출연자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현장 스태프, 관리반장 등 12명에게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피해 구제를 받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던 끝에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언니에게 보조 출연자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 여동생도 죄책감에 시달리다 언니가 사망한 지 엿새 뒤 세상을 떠났다. 이에 충격을 받은 자매의 아버지도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 이 사건은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으로 재조명됐고 “경찰과 가해자를 재조사해달라”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경찰이 진상조사팀을 꾸려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무산됐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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