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과 '독서, 독서, 독서' 해야 하는 이유

김성수 2023. 5. 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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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국 아동서적 베스트셀러 작가 캐릴 하트

[김성수 기자]

캐릴 하트는 지난 2009년 이래 지금까지 67권의 아동 그림책을 영국에서 펴냈다. 그리고 그 책들의 다수는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50만 권 이상이 팔렸다. 또 그의 책 중 10권 이상은 각종 우수 도서상을 받았다.

예를 들면, <나무 심는 소녀: The Girl who Planted Trees> 2022년 영국 최고그림책 상, 2021년 영국 워터스톤 최고의책 상을 받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소녀: Girls Can Do Anything>, <똑똑 공룡: Knock Knock Dinosaur>, <큰 상자 작은 상자: Big Box Little Box> , <대양을 만나다: Meet the Oceans > . <공주: Princess> 등도 영국에서 각종 우수 도서상을 받았다.

나는 지난 1997년 처음 캐릴을 영국에서 만났다. 당시 캐릴은 영국 북부지방 쉐필드 외곽에 있는 국립공원 피크 디스트릭에서 교육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영국 여성과 살며 영국 쉐필드 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캐릴 남편은 내 아내의 동생 즉 나의 처남이고 당시 그도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그러니 캐릴은 나의 처남댁이다.

나와 아내는 캐릴과 처남을 한두 달에 한번 씩 정기적으로 만난다. 그들이 장모님이 사시는 영국중부지방 레스터셔 우리 동네로 한두 달에 한번 씩 놀러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3일 캐릴과 만나 그가 그동안 쓴 여러 책에 대해 인터뷰 할 수 있었다.

- 지난 1997년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캐릴이 국립공원 교육 매니저였는데 언제, 어떻게, 어떤 계기로 작가로 '변모'한 것인지?
"지난 1999년 맏딸이 태어났을 때 나는 출산휴가를 받고 동네도서관에서 딸에게 아동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금방 아동도서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동도서를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계속 글을 써나갔다.

첫 원고를 탈고했을 때 몇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지만 모두 출판이 거부되었다. 그 후 지난 2002년 둘째 딸이 태어났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한동안 집필을 중단했다. 육아와 직장생활로 무리한 탓인지 지난 2007년 병이 들어서 결국 다니던 직장을 아예 그만두었다. 그 후 전에 쓴 원고를 다른 출판사에 보내고 답장을 기다렸다.

그리고 1년 만인 지난 2008년 11월 한 출판사에서 내 책을 출판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09년 내 첫 책이 세상에 나왔다. 내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뜻밖에도 폭발적이었다. 그 결과 지금까지 67권의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수의 내 책들이 각종 아동 우수도서상을 휩쓸었다. 앞으로 13권의 책이 더 나올 예정이다."
 
 캐릴 하트
ⓒ 캐릴 하트
 
- 지금까지 쓴 책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은? 또 그 이유는?
"어려운 질문이다! 내 책들은 내 아이들과 같아서 가장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도 만약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가장 최근작 <날씨를 만나다: Meet the Weather>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풍선을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마주치는 여러 날씨를 다룬 모험담이다. 의인화 한 날씨가 자기만의 표정과 성격을 아이들에게 소개해 나가는 형식이다. 내 원고에 잘 맞게 적절한 삽화를 그려준 화가에게도 감사드린다."

- 다른 장르의 책보다는 특별히 아동용 책 저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아무래도 출산과 양육의 경험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어려서부터 항상 글쓰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첫 딸을 낳기 전까지는 내가 아동서적 전업 작가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첫 딸에게 아동용 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면서 아동책에 아주 푹 빠져 버렸다. 그 책들이 마치 내게 다정하게 노래하며 즐겁게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동서적에 아예 흠뻑 미쳤다.

나는 집중력이 약하고 금방 지루해 한다. 그래서 장편의 글은 쓸 수 없다. 반면 아동그림책은 분량이 짧고 창작하는 과정이 너무 좋다. 내가 쓴 원고 초안에 대해 화가와 논의하는 매 순간의 과정들도 너무 좋다. 내 책 원고에 맞춰 화가가 그린 그림의 초안, 중간단계, 최종 그림을 검토하는 과정도 모두 환상적이고 흥미진진하다!"

- 쓰는 책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나? 산책 중? 대화 중? 영화를 보면서? 음악을 듣다가?
"영감은 아주 다양하게 얻는다. 예를 들면,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다가, 또는 영화 감상 중, 혹은 산책을 하며 자연을 둘러보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영감은 아이들을 생각 할 때다.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할까,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시킬까를 고민할 때 영감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작가로서 좀 이름이 알려진 후에는 출판사들 요청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출판사에서 주제를 정해 주고 원고를 청탁한다. 그럼 편집자 그리고 화가와 협의하며 원고를 점차 완성해 나간다. 그래서 편집자, 화가, 나와 셋이서 끊임없이 소통, 토론, 논의하며 원고를 서서히 완성해 나가는 팀워크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대학에서 전공은 무엇이었나? 전공이 글을 쓰는 일에 도움이 되나?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환경보존학과 진화론을 특별히 공부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자연환경을 아주 사랑하고 내 책에 그런 면이 많이 반영된 듯하다. 하지만 내 책의 큰 주제는 인간과 인간관계,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내 책들을 관통하는 일관적 주제는 우정, 연민, 관용, 이해 같은 덕목이다. 나는 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세상을 이해하고 나와 아주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자연을 아끼는 마음을 심어주고자 끝없이 노력한다."
 
 캐릴 하트
ⓒ 캐릴 하트
 
- 책을 쓰는데 영감이 안 떠오르면 어떻게 하나?
"그러면 가급적 글을 안 쓰려고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전업 작가로서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활동을 하거나, 아동과 학부모를 위한 글쓰기 강연이나 워크숍을 하거나, 내 웹페이지를 업데이트 하거나, 지루한 행정서류작업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래도 전혀 영감이 안 떠오를 땐 출판사 편집자, 화가들과 여러 가지 대화, 즉 수다를 떤다. 그래도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은 뭐니 뭐니 해도 남편이다. 남편은 항상 많은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 또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면 갑자기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50만 권 이상의 책이 팔렸는데 작가로서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전업 작가이니 계속해서 새 책을 쓰고 싶다. 지난 7년 동안 매년 6권에서 12권 정도의 책을 펴냈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인데 잘 될지 모르겠다! 코로나 펜데믹 전에는 학교에서 글쓰기 워크숍을 많이 했는데 그동안 코로나 여파로 많이 중단되었다. 향후 코로나 이전처럼 학교에서 글쓰기 워크숍을 많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아이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니 그런 시간들이 많이 기대된다."

- 한국에서도 책이 인기가 많다.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른 언어와 문화를 떠나서 내 책이 한국에서도 인기가 있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 한국의 어린이, 엄마, 가족, 선생님들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연구에 의하면 독서를 좋아하고 집에 책이 많은 아동은 교육열이 높고 성인이 되어서도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독서는 우리자신과 타인에 대한 연민, 배려 그리고 이해심을 고양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독서는 또한 우리가 사는 세계, 자연, 동식물과 환경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또한 부모들은 독서를 통해 자녀들과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고 공감능력을 키워가며 함께 발전해 갈 수 있다.

어린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부모들은 또한 자녀들과 더 많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 다함께 자녀들과 독서, 독서, 독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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