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인기 편승·쪼개기 남발 속…SBS가 보여준 ‘시즌제’ 모범

장수정 2023. 5. 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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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2’·‘낭만닥터 김사부3’
시즌제 드라마 연속 호평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등장 이후, ‘어려운 숙제’로 여겨지던 시즌제 드라마들이 TV 플랫폼에서도 성공 사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모범택시’와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등 최근 지상파에서도 시즌을 거듭하며 꾸준히 인기를 얻는 드라마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시즌2로 돌아온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가 방송 내내 15%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종회에서는 21%를 기록, 시즌1이 기록한 최고 시청률 16%를 넘어서며 ‘시즌제 드라마의 좋은 예’가 됐다.


‘모범택시’의 바통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가 이어받았다. 3년 만에 시즌3으로 돌아온 ‘낭만닥터 김사부’가 첫 방송부터 10%를 넘기며 팬들의 기대를 실감케 했다.


김사부(한석규 분)를 비롯한 돌담병원의 의사들이 탈북 총상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이 드라마만의 메시지를 다시금 되새기는 한편, 웅장한 권역외상센터 등장을 통해 한층 커진 스케일 또한 예고했다.


과거에도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시즌제 드라마가 여러 차례 시도됐었다. 특히 완성도 높은 장르물로 이목을 끌었던 OCN이 여러 장르물을 시즌 드라마로 확대하면서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장수 시즌 드라마 ‘보이스’를 비롯해 ‘신의 퀴즈’, ‘특수사건전담반: TEN’ 등 다수의 시즌제 작품들이 시청자들을 사랑을 받았다.


최근 OTT의 등장으로 시즌제 가능성은 더욱 확대됐다. 해외의 시즌제 드라마들을 더욱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것은 물론, 국내 인기 드라마들도 새 시즌으로 세계관을 확대, 팬들의 더욱 뜨거운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 당연한 방식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 여기에 지상파 3사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시즌제 시도 중인 SBS가 연속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즌제 드라마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분 좋은 전망도 이어진다.


다만 새 시즌으로 작품을 이어가며 기존 팬들은 물론, 새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끌어내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최근 tvN이 타이밍의 실패, 또는 인기에만 편승한 확장 등으로 빈축을 사면서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를 확인하게 한 것.


지난 2020년 OCN을 통해 방송되며 따뜻한 메시지로 감동을 선사했던 ‘미씽: 그들이 있었다’가 tvN을 통해 시즌2로 돌아왔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물론 실종자와 그 가족들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 등 여전히 의미 있는 시도 통해 선사한 감동이 없지는 않았지만, 시즌1 당시에도 일부 마니아들의 호평에 그쳤던 이 드라마를 왜 다시금 소환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았다.


이 외에도 ‘조선정신과의사 유세풍’의 시즌1, 2가 최근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새로운 시즌에서 차별화된 이야기를 선보이지 못하면서 2% 내외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새 시즌으로 이야기 또는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이 아닌, 파트1과 2로 쪼개 방송하며 ‘시청자 관심을 이어나가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작품이 생겨나는 등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물론 히트작을 통해 확보한 IP를 바탕으로 시즌제 등을 통해 이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해진 현재, 안방극장에도 시즌제 드라마를 선보이는 것이 더욱 용이해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만큼 시청자들도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서 단순히 인기에 편승한 시즌제로는 오히려 차가운 외면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기존 출연자들의 여전한 활약 통해 반가움을 자아내는 한편, 지금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여러 문제들 다뤄내며 화제성 이끈 ‘모범택시2’, 그리고 여전히 확고한 메시지에 스케일을 키워 보는 재미를 더한 ‘낭만닥터 김사부2’. 나아가 시즌제 드라마 연속 편성을 통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키운 전략까지. 최근의 성공 사례 통해 시즌제 지속 조건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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