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與최고위 회의 취소에…이준석 "학폭 없애려 학교 없애나"

현예슬 2023. 5. 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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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5일 당이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은 데 대해 "학교폭력을 없애려고 학교를 없애고, 식중독을 없애려고 식당을 없애나"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스갯소리로 학교폭력을 없애는 제일 좋은 방법은 학교를 없애는 거란 말이 있지만, 그게 사실 맞는 방법은 아니다. 말이 안 되는 방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행사 일정으로 회의를 취소했다는 국민의힘의 해명에도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았다. 최고위원회의는 통상 당 대표 주재로 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열리는 데 회의 전날 갑자기 취소된 것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최근 잇따라 설화와 논란을 일으켜 당 윤리위에 회부된 태영호·김재원 최고위원의 회의 참석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기현 대표는 같은 날 이영훈 한국교회총연합 대표를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오전 9시 40분부터 용산에서 계속 공개적인 행사 일정이 있었다. 일정상 (회의 개최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중징계? 총선 출마 봉쇄시키겠단 의도"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녹취록 사태와 쪼개기 정치후원금 의혹에 대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한편 이 전 대표는 당내에서 태 최고위원을 1년 이상의 중징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 "당원들의 선택으로 두 달 전에 선출된 사람을 총선 출마에 봉쇄시키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실 태 최고위원은 징계를 왜 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며 "이제는 출마 불가능한 정도의 징계를 때리겠다는 건 그럼 애초에 4·3 발언을 할 때 왜 가벼운 경징계 정도로 끝냈냐, JMS 같은 경우는 오히려 집단모욕보다는 말실수에 가까운 건데 중징계를 때려야 하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태 최고위원 녹취록 사태에 대해 "녹취가 유출된 내용상 태 최고위원이 잘못한 것이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잘못한 것이냐"며 "무엇을 갖고 징계하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녹취록 사태는 전당대회 다음 날인 지난 3월 9일 이 수석이 태 최고위원에게 내년 총선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 관계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이 전 대표는 "사실관계에 대해서 다툼이 있을 때, 힘이 있는 사람의 주장에 따라 상황이 정리되는 모습들이 있다"며 "앞으로 이런 사건에 대해서 윤리위가 다 개입해서 사실관계를 판단하겠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물전 고양이 이론으로 전당대회에서 지금 공천 시기에 당대표가 누구냐를 가지고 굉장히 민감하게 판단했던 대통령실에서 공천 그 자체에 관심이 없었으면 왜 그런 일을 했을까"라며 "지금까지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이어진 걸 보면 보수 쪽에 완벽한 내부 총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동안 당정관계를 보면 '이준석 날려' '유승민 날려' '나경원 날려' '안철수 날려' '이제는 홍준표까지 건드려' 완벽하게 총구는 안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있다"면서 "이번에는 내부 총질을 넘어 내부 학살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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