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가 슬픔인지 모를 만큼 울어” 공효진을 울린 ‘인터스텔라’ [IS추천]

유지희 2023. 5. 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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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은 쉬면서 뭘 볼까요? 배우들과 가수들이 시청자로서 빠진 작품은 무엇일까요? 넘쳐나는 콘텐츠에 뭘 봐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스타들이 추천하는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인터스텔라’ 포스터. 사진제공=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어디까지가 슬픔인지 잘 모르는 감정으로 많이 울었어요.”

배우 공효진은 지난 2016년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영화 ‘인터스텔라’를 언급했다. “영화를 보고 감정이 왜 이렇게 이상할 수 있지? 싶었다”고 ‘미씽’에서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빗대며 “이 사람들은 다 어디 있을까 싶더라”고 작품의 여운을 전했다. 

‘인터스텔라’는 SF 장르로 인류가 멸망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인류가 새롭게 터전을 꾸릴 행성을 찾아 우주로 떠난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다. 지난 2014년 개봉했으며,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영화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인셉션’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이다.

영화는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난을 겪고 매일 흙먼지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일상을 비추며 시작한다. 식량난으로 인류의 대부분이 농부인 세상에서 다른 가족과 마찬가지로 아빠가 농부인 소녀 머피(제시카 차스테인). 조금 특별한 게 있다면 머피의 아빠인 쿠퍼(매튜 맥캐너히)가 농부이자 과학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아침 식사 시간에 딸이 유령을 봤다며 허무맹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면, 쿠퍼는 일어나는 일들을 먼저 기록으로 남겨놓으라며 남다른 조언을 해주는 아빠다.
‘인터스텔라’ 스틸. 사진제공=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그러던 어느 날 쿠퍼는 자신이 과거 몸 담았던 NASA(미국항공우주국)의 브랜든(마이클 케인) 교수를 다시 조우하게 되고, 지구가 곧 종말할 거라는 암울한 이야기를 듣는다. 앞으로 인류가 머물 수 있는 행성을 찾아달라는 브랜든 교수의 요청에 차마 가족들을 놓고 떠날 수 없었던 쿠퍼는 딸 머피가 인류의 마지막 세대가 될 거라는 절망적인 말에 결국 우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후 쿠퍼가 지구를 떠나 펼치지는 이야기 속 우주의 무습은 기존 SF 장르 작품들보다 황홀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끝없이 펼쳐진 우주의 공간은 무한함에 대한 경외심을, 무중력 상태에서 느린 속도로 유영하는 우주비행사들의 모습은 상상 가능한 짜릿한 체험감을 전해준다. 영화는 블랙홀, 웜홀 등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우주의 모습을 표현해내면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도 높인다.

‘인터스텔라’ 스틸. 사진제공=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그 과정에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과학적 원리들과 이론들을 촘촘히 엮는다. 중력, 블랙홀 등 잘 알려진 이론이 등장하는 동시에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웜홀을 영화의 메인스토리와 직접적으로 결부시켜 흥미로움을 높이고 반전의 묘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과학적 내용들을 잘 알지 못해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것도 영화의 장점이다.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장점도 있다. 

‘인터스텔라’ 스틸. 사진제공=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무엇보다 ‘인터스텔라’의 큰 매력은 우주 SF 장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으면서도 그 안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유일한 것으로 사랑을 꼽으며, 무척이나 진하게 그려낸 지점이다. 영화는 시공간을 무색하게 만드는 가족의 사랑, 다시 우주로 떠나게 하는 동료에 대한 사랑을 담아낸다. 면밀히 들여다 보면 연인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인류에 대한 사랑 등 모든 이야기들의 시발점과 그 과정, 그리고 말미까지 ‘사랑’으로 가득차 있다. 놀란 감독은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기존 작품들에서 보여준 것처럼 시간과 공간이라는 소재로 탄탄하게 엮어내 완벽한 휴머니즘 드라마를 완성한다. 

영화에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2014)으로 제86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매튜 맥캐너히가 주연을 맡아 도전하고 좌절하는 우주비행사의 모습부터 깊은 부성애와 동료애를 인상적으로 연기해낸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로 잘 알려진 배우 앤 해서웨이는 짧은 머리와 화장기 없는 얼굴로 신선함을 안기면서 매튜 맥커너히가 이끄는 극을 탄탄히 뒷받침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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