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은 천식? 이유 없이 계속 숨 가쁠 때 의심해야 할 '이 병'
◇돌연사 주범 '폐동맥고혈압'
폐동맥고혈압을 이해하려면, 일단 폐고혈압에 대해 알아야 한다. 폐고혈압은 심장의 혈액이 폐로 나가는 동맥이나 폐에서 심장으로 들어오는 정맥의 혈압이 상승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중에서도 우측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들에 이상이 생겨 심장 내에 있는 폐동맥압이 높아져 나타나는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은 진단도 어렵고 진단 후에도 돌연사 위험이 커 과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질병’으로도 불렸다.
다행히 최근엔 진료 환경도 개선되고 치료제도 다수 개발되면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되어가고 있다.
◇증상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워… 협진은 필수
폐동맥고혈압은 진행속도가 빨라 진단 후 올바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평균 생존기간이 2~3년일 만큼 예후가 불량하다. 그래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발견부터 쉽지 않다. 폐동맥고혈압은 전체 폐고혈압 환자 중 약 2~3% 정도가 속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인데다 다른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초기 폐동맥고혈압은 호흡곤란, 어지러움, 흉통, 청색증 등 천식과 증상이 비슷하다. 드러나는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별해 진단하는 게 매우 어렵다.
폐동맥고혈압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여러 검사를 통해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소아심장내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특히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80%는 40대 후반 여성으로 여성환자와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비율도 높아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산부인과, 류마티스내과 등과의 협진이 필요하다. 이에 많은 선진국은 폐고혈압 전문센터를 따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는 “폐동맥고혈압 치료는 다른 질환과 달리 일부 분야의 전문 교수가 혼자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치료-삶의 질 개선'까지 전 주기 맞춤형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의 진단과 치료법은 20여년 간 계속해서 발전했다"며, "1, 2차 의료기관 의료진의 임상적 의심에서 출발해 전문센터의 다학제적 협진까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의료진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존율 낮아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
폐동맥고혈압 진단법과 치료법은 많이 발전했으나, 여전히 폐동맥고혈압 자체를 인지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은 흔하다. 질환의 위험성에 비해 인지도는 부족해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폐동맥고혈압은 완치 방법은 없지만 다양한 약제가 출시되어 조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만 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 연구 결과를 보면, 병용요법으로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기대 생존율이 7.6년까지 증가한다. 빠른 발견이 건강한 삶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폐동맥고혈압 의심증상이 반복된다면, 꼭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보길 권고한다. 장혁재 교수는 "특별한 이유 없이 호흡곤란, 만성 피로, 부종,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이어지고, 가족 중 폐동맥고혈압 환자가 있다면 전문센터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많은 의료진과 환자 단체의 노력으로 국내 치료 환경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도 진단·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가 많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폐동맥고혈압과 같은 희귀질환은 생존율 개선을 위한 환경 조성이 중요한 만큼,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정부, 의료진, 환우 단체 등이 함께 사회적 합의와 사회적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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