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봐도 수술이 잘 됐다"…셀프 후기 올린 의사 벌금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에게 유리한 후기 올려
법원 “불법 의료광고로 판단”된다

환자의 가족인 척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진료 후기를 온라인에 올린 의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 2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인천의 한 병원 신경외과 의사로 근무 중인 A씨는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온라인의 뇌 질환 환자·보호자 커뮤니티에 불법 의료광고를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사 결과 A씨는 온라인에서 자신에게 치료받은 환자의 자녀 행세를 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수술이 잘 됐다”, “수술한 지 5년이 지났는데 재발하지 않고 있다” 등의 게시물과 댓글을 9회에 걸쳐 올렸다.

A씨 측은 “실제로 치료한 환자에 관한 내용을 사실대로 기재한 것”이라며 거짓 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부모가 A씨에게 수술받은 사실이 없으며, A씨가 실제로 치료했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의 구체적인 사례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A씨의 행위를 불법 의료광고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의료행위 경험을 토대로 게시글을 썼다고 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치료 사례를 선별해 취합했고 치료 효과를 지나치게 좋게 표현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심정적으로 궁박한 중증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A씨에게 치료받으면 병세가 호전될 것이라고 오인할 수 있다”고 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