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노키즈존 없애자”...불붙는 ‘노키즈존’ 찬반 논쟁 [국회 방청석]
지난 여론조사는 노키즈존 허용 찬성 73%
최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송창권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은 ‘제주도 아동 출입 제한 업소(노키즈존) 지정 금지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고 찬반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조례안에는 ‘도지사가 도민 차별과 인권 침해를 예방하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키즈존 지정을 금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이를 위해 도지사는 노키즈존 업소에 대해 지정 금지를 권고·계고하는 등 차별 금지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진행하도록 규정했다. 또 영업장 내 아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제도적 지원을 하고 아동의 공공장소 이용에 대한 보호자 교육을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제주 사회복지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 노키즈존은 78곳으로 전국 노키즈존의 14.4%를 차지한다. 제주도는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업소가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노키즈존 업소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번 조례는 오는 9일 열리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최근 국회에서도 노키즈존 문화 개선과 아동 친화적 정책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 5월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시설부터 ‘노키즈존’을 없애 나가자”며 ‘노키즈 대한민국’을 ‘퍼스트 키즈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23개월 된 용 의원의 자녀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용 의원은 국립중앙도서관이 만 16세 이상만을 이용자로 삼는 ‘노키즈존’이라며, 이 밖에도 ‘중학생 이상 이용 가능’ 표지판을 걸어 붙이는 공공시설이 많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으로 각 지자체에 공공시설 내 어린이 접근성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하며, 공공시설 ‘노키즈존’ 근절을 위한 제도적·문화적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양육자를 위축시키고 눈치 보게 만드는 사회가 아닌, 가장 먼저 환대하고 포용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남은 (국회의원) 임기 동안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입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로는 노키즈존을 허용하자는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2021년 11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업주가 행사하는 정당한 권리이자 다른 손님에 대한 배려’라는 이유로 노키즈존 운영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 ‘허용할 수 없다’는 비율은 17%였다. ‘노키즈존은 다른 손님에 대한 배려인가’라는 질문에는 74%가 동의했고 ‘노키즈존은 어린이에 대한 차별인가’라는 질문에 29%가 동의했다. 그러나 노키즈존 운영으로 불편을 겪었거나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아울러 응답자의 11%가 ‘음식점(카페)에 도착하고 나서야 노키즈존을 알게 돼 입장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 특히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양육자의 경우 24%에 달했다. ‘온라인에 매장 정보를 제공할 때 노키즈존 여부를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는 응답은 84%였다.
전문가들은 노키즈존의 대안으로 아동을 통제가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고 공공장소에서의 사회적 예절에 관한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공공장소 예절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를 이수한 가족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갑질·진상 부모 등을 규제하는 방안이나 영업을 방해할 수 있는 특정 행위나 행동을 제재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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